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 아래로 급락했다. 2만 달러를 넘은 뒤 폭락했던 지난 2017년과 비슷한 조정을 겪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월가 일부에선 대표적 투기자산인 비트코인이 대폭 하락할 경우, 개인들의 투기적 수요를 배경으로 올라온 뉴욕 증시에서도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미 동부시간 오후 8시20분(한국시간 22일 오전 10시20분) 개당 2만8800달러 선에 거래됐다. 지난 24시간 동안 20% 가량 급락했다.

지난 2일 사상 처음으로 3만달러를 돌파했으나 약 20일 만에 다시 3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 8일 기록했던 최고가(4만1986.37달러) 대비해선 약 30% 급락했다.

이와 관련 피터 부크바 블리클리어드바이저리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투기와 위험선호 성향을 대변하는 대펴적 자산이므로 가격 추이를 주시해야한다"면서 "지난 2017년 12월 중순에 비트코인이 정점을 찍은 뒤, 뉴욕 증시도 약 한 달 뒤 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2017년 12월 당시 2만 달러에 육박하던 비트코인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9년 1월에는 3000달러 대까지 떨어졌다. 뉴욕 증시의 S&P 500 지수는 2018년 1월 말 2800대 후반에서 내림세를 보이며 그해 3월 2500대 초반까지 10% 이상 하락했다.

단기 폭등한 비트코인은 최근 커다란 변동성을 보여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가 지난 19일“가상화폐가 테러리스트들의 자금 세탁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규제 필요성을 밝힌 것도 부정적 영향을 줬다.
이날 비트코인 추락 과정에선 많은 거래량이 동반됐다. '비트코인 고래(대량으로 가진 큰 손)'들이 주로 거래하는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 프로에서 거래량이 급증하자 큰 손들이 물량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에선 최근 급등 상황이 지난 2017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