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현 대표 델리코너 직접 챙겨
한·일·양식에 건강 간편식까지
셰프 10명 투입해 메뉴 집중 개발
지난 22일 서울 잠실 롯데마트 본사 푸드이노베이션센터(FIC)에서 ‘음식 품평회’가 열렸다. 설 연휴를 앞두고 다음달 초 롯데마트 델리 코너 ‘차리다 식탁’에 출시될 음식들을 직접 먹어보고 개선점을 찾는 자리다. 대형 식당의 주방 모습을 한 FIC의 조리대에 전과 잡채, 떡국 밀키트 등 명절용 음식들이 올려졌다. 랍스터 찜과 양장피, 낙지 떡갈비 등 고급 음식들도 함께 올랐다.
정재우 롯데마트 상품본부장과 델리 관련 상품기획자(MD), FIC 소속 셰프들과 강레오 FIC 센터장 등 열댓 명이 조리대를 둘러섰다. 정 본부장 주도로 제품을 하나하나 먹어보며 가격대가 적절한지, 전 지점에서 조리할 수 있을지 등을 논의했다. 셰프들은 “너무 딱딱해서 맞으면 피날 것 같다” 등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날 살아남은 제품들은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의 시식 절차를 거쳐 최종 출시된다.
FIC는 롯데마트의 ‘음식’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롯데마트 전 점포의 델리 코너와 자체브랜드(PB) ‘요리하다’ 제품 등을 개발한다. 지난해 3월 대표 직속 조직으로 설립됐다. 한식, 양식, 일식, 건강식 분야의 셰프 10명이 소속돼 있다. 커지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뛰어들어 마트의 새 먹거리를 창출하고 치킨과 초밥 등으로 한정됐던 델리 코너를 ‘식사로 먹기 충분한’ 제품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취지다.
FIC 팀장을 맡고 있는 조용재 롯데마트 수석은 “출범 당시 ‘집밥의 대체’를 콘셉트로 반찬 위주의 제품을 출시했는데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외식할 때 주로 먹는 메뉴들을 건강하고 맛있게 선보이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유명 맛집과의 협업과 길거리 음식 벤치마킹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역시 지난해 중순부터 점포 델리 코너를 개편하는 작업에 나섰다. 31개 점포의 델리 코너를 리뉴얼해 ‘키친 델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숙성 초밥 등 고급스러운 음식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마트 델리팀과 HMR 브랜드 피코크 제품을 개발하는 비밀연구소(상품개발실) 셰프들이 협업해 식품을 개발한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모두 최근 델리 코너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때마침 집에서 밥을 먹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배달이 가능한 롯데마트 잠실점의 ‘차리다 식탁’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22일까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9% 증가했다. 키친 델리 대표점포인 이마트 월계점의 지난해 11월 델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9% 늘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