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상태도 주기적으로 점검을
김대희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전문의는 “안경은 소아기에 근시, 약시, 사시를 치료하는 가장 손쉽고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라며 “아이에게 맞지 않는 안경을 쓰면 약시 등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의사 표현이 어려운 아이는 보호자가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안경은 아이에게 굴절 이상이 있을 때 교정을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처방이다. 안경은 콘택트렌즈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착용하기 쉽다. 위생관리도 편해 보호자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아이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안경을 쓰면 시력 발달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보호자의 관심이 필요하다.
시력은 대개 7세까지 급격히 발달한다. 이후에는 발달 속도가 더뎌진다. 성장기 아이가 맞지 않는 안경을 쓰면 시력 저하, 약시 등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
아이가 자신의 굴절력보다 도수가 높은 안경을 쓰면 원거리 시력은 높아질 수 있지만 근거리 시력은 떨어진다. 시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할 위험이 크다. 높은 도수의 안경을 계속 쓰면 시간이 지날수록 안경에 익숙해져 눈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안구 조절근이 초점을 맞추느라 계속 일하면서 피로감 등 부작용도 생기기 쉽다.
자신의 굴절력보다 낮은 도수의 안경을 쓰면 근거리 시력은 높아지지만 원거리 시력은 떨어진다. 대개 좌우 양쪽 눈으로 사물을 보는데 낮은 도수의 안경을 쓰면 이 기능에 이상이 생길 위험이 크다. 빛을 받아들이는 시세포, 시신경, 후두엽 기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약시가 생길 가능성도 높다.
아이 시력에 맞는 안경을 쓰도록 하려면 교체 시기를 잘 파악해야 한다. 안경을 쓴 아이가 머리를 돌려 곁눈으로 사물을 보거나 안경 착용을 피한다면 안과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안경을 바꾼 직후에는 계단이 휘어져 보이거나 바닥이 낮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도수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안경이 불편할 때 아이들은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보다 안경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보호자가 아이들의 행동을 잘 살펴야 한다.
안경 렌즈 상태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렌즈의 흠집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한 부분에만 흠이 생기면 시야를 방해한다. 빛이 퍼져 눈부심이 심해지고 눈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자외선이나 전자파 등을 차단하는 렌즈의 코팅이 벗겨지면서 각막에 손상이 생기기도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