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애플 협력설'·대한항공 '아시아나 통합'에 주가 상승
현대차·대한항공 주가 '고공행진'에 임원들 잇따라 주식 매도
최근 증권 시장에서 '고공행진' 중인 현대차와 대한항공의 임원들이 잇따라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

작년 폭락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현대차 임원들은 최근 애플과의 자율주행 전기차 협력설에 주가가 급등하자 잇따라 주식을 처분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플과의 협력설이 나온 지난 8일 이후 현대차 주식을 장내 매도한 현대차 비등기 임원은 모두 10명이다.

이들이 시장에 내다 판 주식은 모두 2천409주로, 매도 금액은 5억7천400만원 가량이다.

이중 작년 3월 19일과 20일에 500주와 100주씩 총 600주를 5천188만원에 매수한 석동빈 상무의 경우 지난 18일 이중 500주를 1억3천75만원에 매도했다.

매입 당시 8만5천원 안팎이던 주가는 매도 시점에 26만원대로 급등했다.

정홍범 전무는 작년 3월 24일 주당 6만7천500원에 자사주 150주를 매수했다가 이달 19일 주당 26만500원에 전량 매도했다.

주가가 4배 가까이 뛴 덕에 10개월 만에 2천895만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최서호 상무는 410주를 매도해 1억352만원, 권순태 상무는 300주를 매도해 7천560만원, 류준성 상무는 265주를 매도해 6천625만원을 현금화했다.

앞서 정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급락한 3월 하순 현대차 주식 58만1천333주(405억7천만원 규모)를 사들였다.

당시 현대차 임원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이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회복되고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집중하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자 현대차그룹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특히 작년 말까지 20만원 밑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새해 들어 애플과의 협업 가능성이 제기되며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정 회장의 평균 매입단가는 6만9천793원으로, 10개월 만에 매입한 주식의 가치는 3배로 불어났다.

현대차·대한항공 주가 '고공행진'에 임원들 잇따라 주식 매도
올해 3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를 앞둔 대한항공의 임원 9명도 이달 들어 잇따라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

매도 금액은 5억5천947만원 가량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이승범 대한항공 고객서비스부문 부사장이 보유중인 주식 2만7천80주 중 8천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4천주는 1주당 3만2천원, 2천주는 3만2천200원, 2천주는 3만3천50원에 매도해 이 부사장은 총 2억5천850만원의 현금을 보유하게 됐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7월 구주주 유상증자 참여에 따라 유상 신주 1만5천610주를 1주당 1만4천200원에 취득한 바 있다.

강두석·김원규 전무는 우리사주조합 조합원 계정에서 각각 2천주와 808주를 인출한 뒤 기존에 보유한 주식을 합쳐 각각 2천580주와 2천339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밖에 박요한 상무가 1천382주를 4천415만원, 임동신 상무가 988주를 2천988만원, 서준원 상무가 780주를 2천574만원, 황인종 전무가 400주를 1천162만원, 조용수 상무가 348주를 1천1170만원, 송윤숙 상무가 285주를 829만천원으로 현금화했다.

대한항공 주가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한 지난해 11월 16일 2만6천950원이었지만, 이날 전 거래일보다 11.99% 오른 3만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대한항공은 3조3천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늘어나는 주식 수를 고려해 주가를 낮춰 시초가를 형성하는 권리락 발생에도 이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임원들의 주식매도 목적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임원들의 주식 매매는 개인적인 사안"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우리사주조합이 참여하는 3월 유상증자 때 주식을 취득하기 위한 자금 확보 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