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 이후 항공, 카지노, 면세점 등 모든 컨택트 업종이 일제히 급등했다. 업황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빠르게 개선됐다. 하지만 이제부터 종목 간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컨택트 종목이어도 실적이 회복되는 시점이 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적 회복이 가시화된 종목이 더 유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부터 실적 차별화

'잠 깬' 컨택트株…누가 먼저 치고나갈까
25일 CJ ENM은 5.49% 오른 17만2800원에 마감했다. 대한항공은 11.99% 뛴 3만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호텔신라(0.45%), 신세계(1.59%), 현대백화점(1.08%) 등 면세점 관련주도 나란히 상승했다. 파라다이스(2.4%), 강원랜드(0.4%), GKL(0.6%) 등 카지노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국내 백신 접종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생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관련주가 일제히 올랐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는 국내 사업 비중이 높은 종목부터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는 해외여행이 재개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면세점, 카지노, 여행사 등 순수 컨택트주는 턴어라운드 시점이 빨라야 올해 말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비대면 소비도 가능한 미디어 관련주가 가장 먼저 오르고, 카지노가 시기상으로 가장 회복이 느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활 정상화 이후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큰 항공주는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호텔신라보다 신세계?

이날 주가 움직임을 보면 향후 회복 시점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면세점주가 대표적이다. 면세점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호텔신라는 상승세가 가장 더뎠다. 이날 0.45%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는 1% 이상 상승했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2%, 신세계는 32%다.

하나금융투자는 ‘현대백화점>신세계>호텔신라’ 순으로 선호도를 제시했다. 백화점 비중이 높은 종목부터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은 면세점과 백화점 모멘텀이 모두 있는 신세계를 추천 종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순수 면세점 업체,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비중이 가장 적은 업체, 신세계는 중간지대에 있는 업체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복세는 신세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의 올해 영업이익은 3424억원으로 작년 대비 28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영업이익은 2882억원으로 9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신라는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1211억원이지만 여행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20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지노는 내년 회복

증권사들은 강원랜드와 파라다이스를 카지노 톱픽으로 제시하고 있다. 투자포인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추천주가 엇갈린다. 내국인 전용 카지노인 강원랜드는 올해부터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영업이익이 1908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다만 공공기관이 최대주주인 강원랜드는 적자를 내는 동안 구조조정을 하지 못한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 파라다이스는 올해 강원랜드만큼 실적을 내기 어렵지만 내년부터 가파른 회복세가 예상된다.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고정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외국인 카지노이면서 구조조정을 못한 GKL는 카지노주 가운데서도 선호도가 가장 낮은 종목으로 꼽힌다. 강원랜드는 올해 영업이익이 56억원, GKL은 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사는 올해까지도 적자가 예상된다. 하나투어는 316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는 58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증권사들의 톱픽으로 꼽히고 있다. 여객 수요까지 회복되면 실적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이익은 3469억원으로, 작년 대비 24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마트는 롯데쇼핑보다 이마트가 유망하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영업이익이 올해 각 77%, 6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성장의 ‘질’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