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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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초 셀트리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이 차례로 사용 허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정부 전망이 나왔다. 설 연휴 전에 국내에서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국내 인구의 70%에 해당하는 인원이 1차 백신 접종을 끝내도록 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5일 이런 내용이 담긴 올해 업무계획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보고 직후 브리핑을 통해 “모든 심사 절차에 문제가 없으면 백신은 2월 둘째주, 치료제는 2월 초 허가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허가 심사와 국가 출하승인을 함께 진행해 다음달 접종을 시작하도록 할 계획이다.
9월까지 국민 70% 코로나백신 1차 접종…11월 집단면역
이날 화이자는 식약처에 코로나19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코미나티’의 품목허가 신청을 했다. 코로나19 백신 허가 신청이 접수된 것은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두 번째다. 화이자 백신도 이르면 2월께 국내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식약처가 백신 승인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 18일부터 코미나티의 동물시험 결과 등 임상 자료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종류의 백신이 다음달 허가받으면 국내 백신 접종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방역당국은 전망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요양병원·노인 의료복지시설에 거주하는 노인,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부터 코로나19 무료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2분기에는 65세 이상 고령층과 의료기관·재가노인복지시설 종사자의 접종을 시작하고 3분기엔 만성질환자와 19~64세 성인 대상 접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 도입하기로 한 백신 7600만 명분 중 얀센 백신 600만 명분을 제외하면 모두 두 번 맞아야 면역을 얻을 수 있다. 오는 9월께는 인구(5182만 명)의 70%인 3627만4000명이 1차 접종을 끝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우선접종대상자의 80%, 전체 인구의 70%가 백신을 맞는 게 목표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11월께 코로나19가 더 이상 퍼지지 않는 집단면역에 다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신 접종을 위한 인프라도 구축할 방침이다. 화이자, 모더나에서 개발한 mRNA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전국 250곳에 접종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접종인력 6000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 상온에서 유통할 수 있는 백신은 환자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의료기관 1만 곳에서 접종할 계획이다. 접종인력은 2만5000명 정도 필요하다. 집단생활시설 등에 거주하는 고령층을 위해 찾아가는 예방접종 서비스도 시행할 방침이다.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한 거리두기 대응도 백신 접종 계획에 따라 바꾸기로 했다. 설 연휴 이후 고위험군들의 면역이 형성될 정도로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 현재의 거리두기 대응을 ‘시설별 제한’에서 ‘행위별 제한’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2분기에 65세 이상 고령층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고 이들 사이에 면역력이 생기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고위험 활동의 방역수칙을 강화하고 국민의 자율에 맡기는 생활방역으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11월께 전 국민이 집단면역을 형성할 정도의 수준으로 백신 접종을 받으면 거리두기 수준을 대폭 낮춘 생활방역으로 바꿀 계획이다.

코로나19 대응 역량도 강화한다. 하루 20만 건 정도 수행할 수 있는 진단 가능 검사 건수를 6월에 24만 건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호흡기 클리닉도 371곳에서 올해 말 1000곳으로 늘린다. 역학조사관도 60명 더 채용해 385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지현/노경목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