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코로나에도…재도약 포성 울린 항구도시 'K배터리 특구'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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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한 강소도시 포항
GS건설·포스코케미칼·에코프로 등
5개社로부터 2조 규모 투자 유치
이강덕 포항시장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설 앞두고 지역상품권 발행해 소비 살려
인구 51만명 회복 위한 캠페인도 박차
GS건설·포스코케미칼·에코프로 등
5개社로부터 2조 규모 투자 유치
이강덕 포항시장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설 앞두고 지역상품권 발행해 소비 살려
인구 51만명 회복 위한 캠페인도 박차
지난 23일 경북 포항 죽도어시장.
제철을 맞은 대게와 과메기 등 싱싱한 수산물을 구입하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으로 붐볐다. 횟집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신바람이 난다”며 기뻐했다.
도심 철길숲과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이가리닻전망대 등 드라마 촬영지로 전파를 탔던 관광명소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철강산업의 심장부’인 포항이 코로나19발 공포에서 벗어나 빠르게 일상을 되찾고 있다.
글로벌 철강 경기 침체가 확산되고 2017년 11월 15일에는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포항은 불황에 휩싸였다. 장기 불황 여파로 생산 소비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태에 빠지면서 기업 퇴출, 인구 ‘엑소더스(대탈출)’, 집값 폭락 등의 현상이 빚어졌다. 지난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포항이 한국판 ‘러스트벨트’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포항은 흔들리지 않았다. 포항시는 미래 100년 신산업 육성을 위한 ‘포항발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며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살려가는 등 강소도시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2019년 7월 배터리리사이클링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후 1년여 만에 GS건설,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 등 5개 기업으로부터 2조593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경제 재건의 성과를 내고 있다.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리튬 2차전지 소재업체인 에코프로는 지난해 2월부터 9개월 사이에 영일만산단 3만㎡에 에코프로GEM 2공장, 에코프로BM 양극재 2공장 등 5개 수직계열화 공장을 연이어 착공했다. 투자금액은 1조5000억원에 이른다. 2025년까지 포항 공장이 완공되면 양극재 생산 규모가 현재 청주 공장을 포함해 6만t에서 17만t으로 늘어나 세계 1위가 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차전지 소재 상용화, 배터리 자원순환, 탄소밸리로 이어지는 글로벌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해 포항을 ‘K배터리 특구’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포항시의 이 같은 성과는 철강도시 포항이 안고 있는 구조적 어려움을 포항 국가전략특구 조성에서 찾은 덕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항시는 지금까지 강소연구개발특구, 배터리규제자유특구, 영일만관광특구 등 3대 국가전략특구로 지정받아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성장동력 확보는 물론 창업과 기업 유치, 관광 활성화 등 산업구조 다변화 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와 함께 바이오헬스, 수소연료전지, 해양관광산업 육성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4대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흥해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항시는 2023년까지 국비와 도비, 시비 등 2257억원을 들여 흥해읍 일대 공동주택을 허물고 주거단지와 체육·문화시설 등을 건립하는 등 ‘지진피해지역 특별재생사업’에 나선다.
삶터 회복과 치유를 통한 주거 안정 및 희망공동체, 교육과 체험을 함께하는 스마트 방재도시, 활력이 넘치는 문화공간 등의 조성을 통해 곳곳에 지진 상처가 남아 있는 흥해읍을 재난에서 가장 안전한 스마트 방재도시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르면 올해 말 50만 명대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급격한 인구 감소세는 도시의 위상 추락과 행정 권한 축소 등 갖가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포항시는 연초부터 포스코와 포스코 계열사 상생발전 협약식을 시작으로 포항철강관리공단, 상공회의소, 지역 대학, 군부대 등을 찾아다니는 등 인구 회복을 위해 전 행정력을 쏟고 있다.
포스코는 그룹 제철소 통합조업관리시스템(MES) 전문인력을 포항제철소로 배치하는 등 포항 산업계도 포항시의 인구 늘리기 정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종이 형태 상품권은 월 50만원, 카드 상품권은 월 20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간 최대 구입액은 600만원이다. 포항 162개 금융회사에서 구매할 수 있고 상품권으로 1만6000여 개 가맹점에서 생필품, 농산품, 공산품을 살 수 있다.
포항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한 지역 소비경기를 살리기 위해 올해 3000억원 규모의 포항사랑상품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포항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역사랑상품권 5000억원어치를 발행해 완전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포항시는 2017년 1300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9000억원 규모의 상품권을 발행하며 해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영남권 최대 발행 규모다.
포항시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됐을 때 수산물 판매에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도입해 홈쇼핑 채널 못지않은 판매 기록을 올리면서 전국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 시장은 “포항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을 유망 강소기업으로 성장시키고, 포항을 세계 관광객이 몰려드는 청정 관광특구로 발전시켜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포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제철을 맞은 대게와 과메기 등 싱싱한 수산물을 구입하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으로 붐볐다. 횟집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신바람이 난다”며 기뻐했다.
도심 철길숲과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이가리닻전망대 등 드라마 촬영지로 전파를 탔던 관광명소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철강산업의 심장부’인 포항이 코로나19발 공포에서 벗어나 빠르게 일상을 되찾고 있다.
포항발 그린뉴딜로 3대 악재 극복
포항은 10년 전만 해도 포스코 포항제철소 및 철강산업단지의 생산활동과 수출 덕분에 일자리와 소비가 넘쳐나는 부자도시로 다른 지역의 부러움을 샀다.글로벌 철강 경기 침체가 확산되고 2017년 11월 15일에는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포항은 불황에 휩싸였다. 장기 불황 여파로 생산 소비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태에 빠지면서 기업 퇴출, 인구 ‘엑소더스(대탈출)’, 집값 폭락 등의 현상이 빚어졌다. 지난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포항이 한국판 ‘러스트벨트’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포항은 흔들리지 않았다. 포항시는 미래 100년 신산업 육성을 위한 ‘포항발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며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살려가는 등 강소도시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2019년 7월 배터리리사이클링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후 1년여 만에 GS건설,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 등 5개 기업으로부터 2조593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경제 재건의 성과를 내고 있다.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리튬 2차전지 소재업체인 에코프로는 지난해 2월부터 9개월 사이에 영일만산단 3만㎡에 에코프로GEM 2공장, 에코프로BM 양극재 2공장 등 5개 수직계열화 공장을 연이어 착공했다. 투자금액은 1조5000억원에 이른다. 2025년까지 포항 공장이 완공되면 양극재 생산 규모가 현재 청주 공장을 포함해 6만t에서 17만t으로 늘어나 세계 1위가 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차전지 소재 상용화, 배터리 자원순환, 탄소밸리로 이어지는 글로벌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해 포항을 ‘K배터리 특구’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포항시의 이 같은 성과는 철강도시 포항이 안고 있는 구조적 어려움을 포항 국가전략특구 조성에서 찾은 덕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항시는 지금까지 강소연구개발특구, 배터리규제자유특구, 영일만관광특구 등 3대 국가전략특구로 지정받아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성장동력 확보는 물론 창업과 기업 유치, 관광 활성화 등 산업구조 다변화 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와 함께 바이오헬스, 수소연료전지, 해양관광산업 육성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4대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흥해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항시는 2023년까지 국비와 도비, 시비 등 2257억원을 들여 흥해읍 일대 공동주택을 허물고 주거단지와 체육·문화시설 등을 건립하는 등 ‘지진피해지역 특별재생사업’에 나선다.
삶터 회복과 치유를 통한 주거 안정 및 희망공동체, 교육과 체험을 함께하는 스마트 방재도시, 활력이 넘치는 문화공간 등의 조성을 통해 곳곳에 지진 상처가 남아 있는 흥해읍을 재난에서 가장 안전한 스마트 방재도시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인구 51만 명 회복 위한 범시민 캠페인 추진
포항시는 4일 시청광장에서 ‘포항주소갖기운동 51만 인구 회복을 위한 시민 염원탑’ 제막식을 열었다. 포항 인구는 1995년 시·군 통합 당시 51만867명으로 시작해 2015년 51만9600명을 정점으로 해마다 3000명 안팎 감소해 지난해 말 50만2900명을 기록했다.이 같은 추세라면 이르면 올해 말 50만 명대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급격한 인구 감소세는 도시의 위상 추락과 행정 권한 축소 등 갖가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포항시는 연초부터 포스코와 포스코 계열사 상생발전 협약식을 시작으로 포항철강관리공단, 상공회의소, 지역 대학, 군부대 등을 찾아다니는 등 인구 회복을 위해 전 행정력을 쏟고 있다.
포스코는 그룹 제철소 통합조업관리시스템(MES) 전문인력을 포항제철소로 배치하는 등 포항 산업계도 포항시의 인구 늘리기 정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소비 촉진 불씨 살리는 포항
포항시는 18일부터 2021년도 포항사랑상품권 판매에 들어갔다. 설을 앞두고 10% 특별 할인해 판매하고 발행액 500억원을 다 채우면 특별 할인행사를 마친다. 포항사랑카드는 연중 10% 할인 판매한다.종이 형태 상품권은 월 50만원, 카드 상품권은 월 20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간 최대 구입액은 600만원이다. 포항 162개 금융회사에서 구매할 수 있고 상품권으로 1만6000여 개 가맹점에서 생필품, 농산품, 공산품을 살 수 있다.
포항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한 지역 소비경기를 살리기 위해 올해 3000억원 규모의 포항사랑상품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포항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역사랑상품권 5000억원어치를 발행해 완전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포항시는 2017년 1300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9000억원 규모의 상품권을 발행하며 해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영남권 최대 발행 규모다.
포항시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됐을 때 수산물 판매에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도입해 홈쇼핑 채널 못지않은 판매 기록을 올리면서 전국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 시장은 “포항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을 유망 강소기업으로 성장시키고, 포항을 세계 관광객이 몰려드는 청정 관광특구로 발전시켜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포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