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택배 상자에 담겼다가 숨진 반려동물들 [사진=글로벌타임스 캡처]
중국서 택배 상자에 담겼다가 숨진 반려동물들 [사진=글로벌타임스 캡처]
25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일부 상인들이 개나 고양이, 거북이 등 반려동물을 물건 취급하며 택배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는 내용이 올라와 충격을 주고 있다.

웨이보에 20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한 블로거는 이날 일부 판매자들이 온라인에서 반려동물을 택배 상자에 담아 싼 가격을 팔고 있다고 폭로했다.

해당 블로거에 따르면 최근 한 반려동물 판매자는 온라인에 "시골 강아지가 아닌 혈통이 좋은 순종을 보내주겠다"며 홍보하는 글을 올렸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를 검색하면 거북이 등 동물이 판매 리스트에 올라와 있다고 지적했다.

거북이를 판매하는 한 업자는 "돈만 내면 원하는 품종의 거북이를 바로 보내주겠다"며 "다양한 가격의 반려동물도 택배 상자로 배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북이는 추위에 강해 잘 죽지 않으니 택배로 배달하는 과정에서 거북이 생존 여부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다.

중국은 살아있는 동물을 택배 상자 등에 넣어 배달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이처럼 온라인에서 반려동물을 택배 상자에 담아 파는 행위가 성행하자 중국 누리꾼들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

해당 소식을 접은 한 중국 네티즌은 "반려동물은 인형이 아니다"며 "생명을 가진 동물을 어떻게 저렇게 취급할 수 있나"라며 개탄했다. 다른 누리꾼은 "반려동물을 택배 상자로 배달받는다는 발상 자체가 충격적"이라면서 "당국의 강력한 개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허난성 뤄허에 있는 둥싱 물류창고에서 살아남은 토끼들.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허난성 뤄허에 있는 둥싱 물류창고에서 살아남은 토끼들.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에서 반려동물을 택배상자에 넣어 판매한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10월2일 위 사안과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매체 따르면 지난해 9월22일 중국 허난성 뤄허에 있는 둥싱 물류창고에서 반려동물로 추정되는 개·고양이·토끼 4000여마리의 동물 사체가 발견됐다.

동물들은 5일 이상 물과 먹을 것을 먹지 못한 채 상자에 갇혀 있다가 죽은 것으로 추정됐다. 구조대원들이 1000마리를 구했지만 대부분은 창고에 도착했을 때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비정부기구(NGO) 유토피아 동물 구조대의 한 관계자는 "창고에 도착하자 동물들이 든 상자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많은 동물들이 썩기 시작해 지독한 냄새를 풍겼다"고 설명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