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바람 줄이고 자동 청소 확대…닮아가는 삼성·LG 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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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에어컨 시장 1위를 두고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도 한겨울부터 '에어컨 전쟁'에 돌입했다. 특히 성능과 함께 눈에 띄는 디자인을 내세운 것이 이번 신제품의 특징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2021년형 에어컨 신제품 'LG 휘센 타워'를 출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가구같은 디자인을 앞세운 '무풍갤러리' 신제품을 출시했고, 다음달 5일 맞춤형 디자인을 내세운 '비스포크 무풍클래식'도 선보일 계획이다.
양사 신제품은 기존과 달라진 디자인이 가장 큰 특징이다.
비스포크 무풍클래식은 무풍에어컨 라인업 중 처음으로 바람문에 삼성전자의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 디자인을 추가했다.
LG 휘센 타워는 직선과 원으로 미니멀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초(超)프리미엄 'LG 시그니처' 에어컨의 디자인과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의 감성을 더했다. 6년간 고수했던 '듀얼 디자인'을 탈피했다.
세부 성능을 들여다 보면 공통점이 많아졌다.
LG 휘센 타워는 바람의 방향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좌우 4개의 에어가드가 찬 바람을 벽 쪽으로 보내 사용자에게 직접 바람이 닿는 것을 최소화하는 '와이드 케어 냉방' 기능이 탑재됐다.
'직바람'을 없앤 건 삼성전자가 원조다. 삼성전자는 2016년 직바람을 없애고 동시에 소비전력을 줄여주는 '무풍 냉방'을 에어컨의 기본 콘셉트로 잡았다. 삼성전자 제품 출시 이후 관련 수요가 늘어나자 위니아딤채는 비슷한 개념으로 원판 토출구의 바람틀을 활용해 바람을 측면 방향으로 보내는 '둘레바람'을 선보였다. 업게에선 LG전자까지 이번 신제품에 와이드 케어 냉방 기능을 탑재하며 '직바람 최소화'가 에어컨 시장에서 하나의 주류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와이드 케어 냉방은 기존 LG 듀얼 에어컨의 간접풍 방식을 발전시킨 것"이라며 "바람을 약하게 쏘는 것이 아니라 바람의 방향을 와이드하게 벽쪽으로 쏘기 때문에 사람한테 바람이 안 가면서도 실내가 더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신제품은 에어컨 청소 방식에서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자동 관리 기능을 확대 적용한 점도 눈에 띈다. 그간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직접 청소할 수 있도록 에어컨 내부를 설계하며 수동 청소 기능을 강조해왔던 반면, LG전자는 로봇 등을 활용해 바람이 들어오는 극세필터부터 팬까지 에어컨 내부의 바람이 지나가는 길에 자동 청결 방식을 택해왔다.
실제 2021년형 무풍에어컨엔 '이지케어 AI 기능'이 탑재됐는데, 열교환기에 영하 20도(℃)의 아이스캡슐을 만들어 표면에 붙은 오염물을 얼린 뒤 해동해 기기 외부로 배출해 주는 등 기존 기능에서 업그레이드된 '워시클린'이 포함됐다.
고장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자동으로 모터, 센서, 실내외기, 냉매 등에 대한 상태를 진단해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AI 진단' 등 자동 관리 기능도 탑재됐다. 기존 LG전자 가전의 '프로액티브 서비스'와 유사한 기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1년형 무풍 에어컨은 AI가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은 자동으로 관리하게 하지만, 핵심은 수동 관리 기능"이라며 "신제품은 기존 전면 패널 뿐만 아니라 내부 팬까지 뜯어 소비자가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동 관리 기능을 업데이트했다"고 말했다. 앞서 LG전자 측은 삼성전자의 무풍 냉방을 두고 바람이 약한 "미풍 냉방"이라고 비판해왔고, 삼성전자 측은 LG전자의 자동 가전 관리 기능을 두고 "소비자가 수동으로 직접 에어컨 내부를 청소하고 관리하는 방식만이 가장 안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가전업계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기능이 비슷해져 가는 건 기술이 고도화되며 나타나는 필연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보급률이 90%에 달한 에어컨 시장에서 혁신적인 기술 때문에 신규 구매가 발생했다기보단, 디자인 등이 재구매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양사 모두 이번 신제품에 디자인에 방점을 뒀다.
올해 에어컨 시장 경쟁은 예년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역대급 장마 기간 등으로 고마진 제품인 에어컨 판매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컨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20% 역성장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6월과 8월 잠깐의 폭염기간에 판매량이 급상승한거 외에 에어컨 수요는 전년 대비 많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를 누가 가져갈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양사 모두 정확한 판매치를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다투는 형국이다. 양사는 모두 지난해 시장 점유율이 1위라고 주장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2021년형 에어컨 신제품 'LG 휘센 타워'를 출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가구같은 디자인을 앞세운 '무풍갤러리' 신제품을 출시했고, 다음달 5일 맞춤형 디자인을 내세운 '비스포크 무풍클래식'도 선보일 계획이다.
양사 신제품은 기존과 달라진 디자인이 가장 큰 특징이다.
비스포크 무풍클래식은 무풍에어컨 라인업 중 처음으로 바람문에 삼성전자의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 디자인을 추가했다.
LG 휘센 타워는 직선과 원으로 미니멀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초(超)프리미엄 'LG 시그니처' 에어컨의 디자인과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의 감성을 더했다. 6년간 고수했던 '듀얼 디자인'을 탈피했다.
세부 성능을 들여다 보면 공통점이 많아졌다.
LG 휘센 타워는 바람의 방향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좌우 4개의 에어가드가 찬 바람을 벽 쪽으로 보내 사용자에게 직접 바람이 닿는 것을 최소화하는 '와이드 케어 냉방' 기능이 탑재됐다.
'직바람'을 없앤 건 삼성전자가 원조다. 삼성전자는 2016년 직바람을 없애고 동시에 소비전력을 줄여주는 '무풍 냉방'을 에어컨의 기본 콘셉트로 잡았다. 삼성전자 제품 출시 이후 관련 수요가 늘어나자 위니아딤채는 비슷한 개념으로 원판 토출구의 바람틀을 활용해 바람을 측면 방향으로 보내는 '둘레바람'을 선보였다. 업게에선 LG전자까지 이번 신제품에 와이드 케어 냉방 기능을 탑재하며 '직바람 최소화'가 에어컨 시장에서 하나의 주류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와이드 케어 냉방은 기존 LG 듀얼 에어컨의 간접풍 방식을 발전시킨 것"이라며 "바람을 약하게 쏘는 것이 아니라 바람의 방향을 와이드하게 벽쪽으로 쏘기 때문에 사람한테 바람이 안 가면서도 실내가 더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신제품은 에어컨 청소 방식에서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자동 관리 기능을 확대 적용한 점도 눈에 띈다. 그간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직접 청소할 수 있도록 에어컨 내부를 설계하며 수동 청소 기능을 강조해왔던 반면, LG전자는 로봇 등을 활용해 바람이 들어오는 극세필터부터 팬까지 에어컨 내부의 바람이 지나가는 길에 자동 청결 방식을 택해왔다.
실제 2021년형 무풍에어컨엔 '이지케어 AI 기능'이 탑재됐는데, 열교환기에 영하 20도(℃)의 아이스캡슐을 만들어 표면에 붙은 오염물을 얼린 뒤 해동해 기기 외부로 배출해 주는 등 기존 기능에서 업그레이드된 '워시클린'이 포함됐다.
고장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자동으로 모터, 센서, 실내외기, 냉매 등에 대한 상태를 진단해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AI 진단' 등 자동 관리 기능도 탑재됐다. 기존 LG전자 가전의 '프로액티브 서비스'와 유사한 기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1년형 무풍 에어컨은 AI가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은 자동으로 관리하게 하지만, 핵심은 수동 관리 기능"이라며 "신제품은 기존 전면 패널 뿐만 아니라 내부 팬까지 뜯어 소비자가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동 관리 기능을 업데이트했다"고 말했다. 앞서 LG전자 측은 삼성전자의 무풍 냉방을 두고 바람이 약한 "미풍 냉방"이라고 비판해왔고, 삼성전자 측은 LG전자의 자동 가전 관리 기능을 두고 "소비자가 수동으로 직접 에어컨 내부를 청소하고 관리하는 방식만이 가장 안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가전업계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기능이 비슷해져 가는 건 기술이 고도화되며 나타나는 필연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보급률이 90%에 달한 에어컨 시장에서 혁신적인 기술 때문에 신규 구매가 발생했다기보단, 디자인 등이 재구매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양사 모두 이번 신제품에 디자인에 방점을 뒀다.
올해 에어컨 시장 경쟁은 예년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역대급 장마 기간 등으로 고마진 제품인 에어컨 판매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컨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20% 역성장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6월과 8월 잠깐의 폭염기간에 판매량이 급상승한거 외에 에어컨 수요는 전년 대비 많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를 누가 가져갈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양사 모두 정확한 판매치를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다투는 형국이다. 양사는 모두 지난해 시장 점유율이 1위라고 주장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