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박영선, '박원순 성폭력' 애써 외면하고 있다"

"무엇이 박영선의 용기 꺾어버렸나"
"박영선은 다를 줄 알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서울광장에서 아동학대방지, 성폭력·가정폭력 근절, 아동양육지원 및 돌봄사각지대 해소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자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사진)는 "일말의 책임감과 미안함이 들지 않는가"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박영선, '박원순 사건' 유감 표명도 힘든가"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민주당 정권의 장관까지 지낸 후보로서, 짤막한 유감 표명도 그렇게 어렵고 힘든 것인가"라며 이같이 적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차분하게 그 한 마디를 기다렸다"며 "제가 기억하는 '정치인 박영선'이라면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같은 여성이기에, 민주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기에 짧게라도 미안함을 전하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결국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영선 전 장관은 진실을 회피했다. 피해자의 고통을, 시민의 분노와 실망을 차갑게 외면했다"고 강조했다.

"무엇이 박영선의 용기 꺾어버린 것인가"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법원에 이어 인권위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성희롱의 사실관계를 확실히 인정했다"며 "피해자는 여전히 절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도 이번 보선의 원인을 제공한 전임 시장이 같은 민주당 소속"이라며 "혈세만 800억원이 넘게 든다.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것만으로도 몰염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그런데도 기어이 나서셨다면, 어찌 '그 사건'을 모른 척할 수 있는가. 씁쓸하다"라고 전했다.

그는 "진영이 무엇이길래, 민주당 후보라는 족쇄가 박영선 전 장관의 용기를 꺾어버린 것인가"라며 "극렬 지지층 반발이 두려워, 한 명의 여성을 향해 가해진 무참한 폭력을 애써 망각한 후보는 절대 시민의 삶과 인권을 보듬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