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새롬.
방송인 김새롬.
방송인 김새롬(사진)이 홈쇼핑 생방송 중 '그것이 알고싶다' 정인이 사건 후속편에 대한 실언으로 방송에서 하차했다.

26일 정치권에서는 김새롬에 대한 조치와 비난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새롬의 사과를 수용하고 계속 일할 수 있게 하자"며 '국회의원이 하는 일은 약자와 억울한 사람을 도와주는 일이다. 어제 방송인 김새롬씨가 방송에서 하차했다는 기사를 보고 이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한마디 한다"고 했다.

그는 "방송인 김새롬씨 마녀사냥은 옳지 않다"며 "정인이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분노는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 미안함과 분노가 가해자가 아닌 타인에 대한 마녀사냥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로 사과했고 고의가 없는 것이 분명한데도 마녀사냥 하고 일자리까지 빼앗는 것은 지나치다"며 "이번 경우처럼 실수를 한 누군가를 짓밟고 희생양을 만들면 미안함과 분이 조금 풀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공동체가 분노 급발진 사회가 되어 끊임없이 억울한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만들면 결국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불행하게 된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집단분노사회는 우리의 미래가 아니다"라면서 "의도하지 않은 작은 실수는 포용하는 사회가 되어야 우리 공동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 사회가 김새롬씨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계속 일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태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학 교수도 "정인이 사건을 언급한 것도 아니고 경쟁 프로그램 끝났냐는 한마디에 밥줄을 빼앗는 나라"라며 "실시간 방송에서 세상 다른 곳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다 알아야 하나? 이런 표현의 자유도 수용하지 못하는 분노조절장애 사회. 함부로 돌을 던지는 폭도들이 넘쳐난다"고 비판했다.

김새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누리꾼들은 여전히 김새롬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방송통신심위원회(이하 방심위)에 김새롬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민원까지 접수됐다. 방심위는 홈쇼핑 방송을 심의하고 규제하는 기구다.

방심위 관계자는 "(김새롬 발언) 관련 민원이 접수된 것을 확인했다. 국민신문고를 통해서 민원이 접수됐다"면서 "민원이 접수된 것은 맞지만 방심위 안건 상정은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새롬은 지난 23일 GS홈쇼핑 생방송 중 제품을 홍보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 끝났나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대에 SBS에서 방송 중인 '그것이 알고 싶다'의 시청자를 붙잡기 위해 다소 무리한 발언을 한 것이다.

김새롬은 논란이 일자 "오늘의 (방송) 주제가 저 또한 많이 가슴 아파했고 많이 분노했던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고 또 몰랐더라도 프로그램 특성상 늘 중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제 자신에게도 많은 실망을 했다"고 사과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