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지휘자 두다멜, 파리 오페라단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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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음악감독 낙점
LA필·빈필·뉴욕 메트 등
명문악단 지휘 '젊은 거장'
LA필·빈필·뉴욕 메트 등
명문악단 지휘 '젊은 거장'
베네수엘라 출신 마에스트로 구스타보 두다멜(40·사진)이 프랑스 파리 국립오페라단을 이끈다.
파리 오페라단은 새 음악감독으로 두다멜을 낙점해 연봉 협상 중이라고 클래식 전문 온라인 매체 슬립트 디스크(Slipped Disc)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임된다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악단을 이끈 필립 조르당 음악감독의 뒤를 잇게 된다.
루이 14세가 1669년 창설한 파리 오페라단은 352년 동안 프랑스를 대표해 온 세계적인 명성의 악단으로, 발레와 오페라를 위한 음악을 연주해왔다. 지휘자 정명훈이 1989년부터 1994년까지 음악감독을 맡아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1981년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난 두다멜은 열 살 때 클래식에 입문했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오케스트라 교육을 해주는 ‘엘 시스테마(El Sistema)’에 입단해 창립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에게 지휘를 배웠다. 1999년 베네수엘라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관현악단의 음악감독을 맡았고, 2004년 말러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우승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명문 악단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2007년 스웨덴 예테보리 교향악단이 그를 음악감독으로 선임해 국제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9년 LA필하모닉은 28세밖에 안 된 그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악단 역사상 최연소 음악감독이었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40대 마에스트로다. 2017년에는 빈필하모닉 신년음악회의 포디엄(지휘석)에 올랐다. 빈필 신년음악회는 매년 90개국에서 약 5000만 명이 시청하는 무대다. 빈필의 신년음악회 사상 최연소 지휘자였다. 2019년에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과 함께 주세페 베르디의 ‘오텔로’를 선보이며 첫 오페라 지휘에 성공했다.
평단에선 화려하고 다이내믹한 스타일의 두다멜이 시험대에 섰다는 반응이 나온다. 교향곡을 주로 연주했던 그에게 발레극과 오페라는 낯선 장르이기 때문이다.
허명현 음악평론가는 “두다멜은 교향곡을 극적으로 연주해 관객들에게 희열을 주는 데 능숙한 지휘자”라며 “하지만 진중한 독일 오페라를 제대로 선보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정호 음악평론가도 “그가 맡았던 LA필하모닉과 달리 파리 오페라단 음악감독은 발레와 오페라 레퍼토리에 정통해야 한다”며 “두 장르의 연주 경험이 적은 그가 어떻게 이름값을 유지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파리 오페라단은 새 음악감독으로 두다멜을 낙점해 연봉 협상 중이라고 클래식 전문 온라인 매체 슬립트 디스크(Slipped Disc)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임된다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악단을 이끈 필립 조르당 음악감독의 뒤를 잇게 된다.
루이 14세가 1669년 창설한 파리 오페라단은 352년 동안 프랑스를 대표해 온 세계적인 명성의 악단으로, 발레와 오페라를 위한 음악을 연주해왔다. 지휘자 정명훈이 1989년부터 1994년까지 음악감독을 맡아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1981년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난 두다멜은 열 살 때 클래식에 입문했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오케스트라 교육을 해주는 ‘엘 시스테마(El Sistema)’에 입단해 창립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에게 지휘를 배웠다. 1999년 베네수엘라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관현악단의 음악감독을 맡았고, 2004년 말러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우승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명문 악단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2007년 스웨덴 예테보리 교향악단이 그를 음악감독으로 선임해 국제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9년 LA필하모닉은 28세밖에 안 된 그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악단 역사상 최연소 음악감독이었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40대 마에스트로다. 2017년에는 빈필하모닉 신년음악회의 포디엄(지휘석)에 올랐다. 빈필 신년음악회는 매년 90개국에서 약 5000만 명이 시청하는 무대다. 빈필의 신년음악회 사상 최연소 지휘자였다. 2019년에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과 함께 주세페 베르디의 ‘오텔로’를 선보이며 첫 오페라 지휘에 성공했다.
평단에선 화려하고 다이내믹한 스타일의 두다멜이 시험대에 섰다는 반응이 나온다. 교향곡을 주로 연주했던 그에게 발레극과 오페라는 낯선 장르이기 때문이다.
허명현 음악평론가는 “두다멜은 교향곡을 극적으로 연주해 관객들에게 희열을 주는 데 능숙한 지휘자”라며 “하지만 진중한 독일 오페라를 제대로 선보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정호 음악평론가도 “그가 맡았던 LA필하모닉과 달리 파리 오페라단 음악감독은 발레와 오페라 레퍼토리에 정통해야 한다”며 “두 장르의 연주 경험이 적은 그가 어떻게 이름값을 유지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