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 업체에 손해를 떠넘기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하는 플랫폼 사업자에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물리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쇼핑몰, 배달 앱 같은 플랫폼 사업자만을 타깃으로 한 별도의 법안이 제정된다.

이 법안은 입점 업체에 마케팅 비용을 전가하거나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요구하는 경우를 제재한다. 특정 물품의 구입을 강제하거나 거래 조건을 일방적으로 입점 업체에 불리하게 바꾸는 것도 규제한다.

불공정 행위를 한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먼저 시정명령을 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때는 법 위반 금액의 두 배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10억원 한도 내에서 부과한다. 불공정 행위를 고발한 입점 업체에 보복했을 때도 똑같은 조치가 취해진다.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 업체 간 계약서 작성과 관련된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플랫폼 측은 계약서를 작성하고 교부할 의무가 있다. 다른 플랫폼 입점 제한 여부,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의 분담 기준, 플랫폼 내에서의 상품·서비스 노출 기준 등 주요 항목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법 적용 플랫폼 사업자는 매출 100억원 이상 또는 중개거래액 1000억원 이상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해 20~30개 플랫폼 사업자가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게 공정위 측 전망이다. 이들과 거래를 맺는 소상공인 등 입점 업체는 180만 개, 중개 거래액은 연 80조원 이상이다.

지난해 9월 공정위가 처음 법 제정안 내용을 발표했을 때는 매출 50억원 이상 플랫폼 사업자까지 적용 대상에 넣을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번에 대상이 줄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