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3월 단일화 좋으니 실무 협상부터"…金 "후보 되는 데 집착"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야권 단일화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국민의힘 입당을 제외한 모든 카드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무시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단일화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27일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원하는대로 국민의힘 후보 선출 후 3월 초에 단일화해도 좋다"며 "다만 그 전에 단일화 방식에 대한 실무 협상을 합의해놓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경선은 경선대로 가더라도 기술적인 문제는 먼저 마무리 지어놓는 것이 좋다"며 "그것이 야권 지지자들에 대한 예의"라고 주장했다.

野 단일화 '줄탁동기' 요원…쪼는 안철수·외면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본경선에 입당 없이 참여하게 해달라던 기존 입장에서 사실상 한 발 더 물러선 셈이다.

"우리 당 후보부터 뽑겠다"는 김 위원장을 존중하는 듯한 제스처다.

다만 여기에는 국민의힘 후보가 1명으로 좁혀지더라도 자신과 1대1 단일화 경선으로 가지 않고,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등 야권 후보들이 다 같이 참여하는 다자구도의 '통합 경선'이 될 수밖에 없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자구도 경선은 애초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요구했던 방안이다.

실무 협상 결과에 따라 안 대표가 얼마든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이나 합당은 가능성이 없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태규 사무총장과 권은희 원내대표는 이날 안 대표가 국민의힘 입당이나 합당을 고려하고 있다는 취지의 한 언론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국민의당은 "3자 구도는 필패"라는 공감대를 고리로 국민의힘 내부와 적극 소통하며 김 위원장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

야권 단일화의 '줄탁동기(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함께 쪼아야 한다는 뜻)'를 바라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안 대표의 압박에 물러설 여지는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호 2번' 후보로 이겨야 정권 교체도 노려볼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너무나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데 집착하는 사람이 계속 몸이 달아하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단일화를 하려면 우리 후보가 있어야 단일화를 하지, 한쪽에서만 급하다고 해서 단일화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청년위의 단일화 촉구에 대해서는 "이런 얘기도 있구나 하고 들을 뿐"이라며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리 당 후보 선출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 작전이 참 촌스러워 짜증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野 단일화 '줄탁동기' 요원…쪼는 안철수·외면하는 김종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