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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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작년 4분기 1조281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의 두 배를 넘었다. 시장 컨센서스(추정치 평균, 9915억원)보다도 약 3000억원 많았다. 쏘렌토, 카니발, 텔루라이드 등 레저용 차량(RV) 판매 증대가 수익성을 크게 높였다는 분석이다. 기아는 올해 판매량을 전년 대비 12.1% 늘리고, 전용 전기차(프로젝트명 CV) 출시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RV 판매 비중 역대 최대

기아는 작년 4분기 국내 13만7389대, 해외 60만5306대 등 74만2695대를 판매해 매출 16조9106억원, 영업이익 1조2816억원을 달성했다고 27일 공시했다. 판매는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0%, 117.0% 증가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3년 2분기(1조1264억원) 이후 7년여 만에 1조원을 돌파해 다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영업이익률은 7.6%로, 역시 2013년 2분기(8.6%) 후 가장 높았다.
쏘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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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공신은 단가가 높은 RV였다. 국내에선 쏘렌토, 카니발 등이 강력한 신차 효과를 발휘했다. 미국에선 텔루라이드, 인도에선 셀토스가 활약했다. RV 차종의 판매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6.2%포인트 상승한 58.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 4분기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졌지만 고수익 신차 판매가 늘면서 경영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작년 연간 판매는 전년 대비 7.6% 감소한 260만6832대로 집계됐다. 매출은 59조1681억원, 영업이익은 2조6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 2.8% 늘었다. 작년 매출 역시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은 2년 연속 2조원대를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 1조2592억원에 달하는 품질 비용 충당금에도 불구하고 평균 판매가 상승, 인센티브 축소 등 전반적인 체질 개선 효과가 나타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코로나는 변수

기아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원화 강세 지속을 우려하고 있다. 주요 시장에서 판매 회복과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기로 한 배경이다.

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를 국내 53만5000대, 해외 238만7000대 등 292만2000대로 작년 대비 12.1% 늘려 잡았다. 국내에선 K5, 쏘렌토, 카니발 등 인기 모델 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한편 K7 후속 모델, 신형 스포티지, 전용 전기차 CV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CV는 3월 세계 최초 공개에 이어 7월 국내 및 유럽 시장에, 12월엔 미국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쏘렌토 등 경쟁력 높은 신차 판매를 본격화하고, 유럽에서는 CV를 통해 친환경차 브랜드 위상을 강화할 예정이다. 인도 시장은 셀토스와 쏘넷 등 인기 차종 판매에 주력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기아는 이날 2020년 기말 배당금을 주당 100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익성 회복과 재무적 안정성을 균형적으로 고려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