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인 페이스북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물면서 온라인 활동에 나선 사람들이 늘었던 덕분이다.

페이스북은 작년 4분기(2020년 10월~12월) 중 매출이 280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 급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월가 전망치인 264억4000만달러를 웃도는 실적이다. 주당순이익(EPS)은 3.88달러로, 시장 전망(3.22달러)을 여유있게 제쳤다.

페이스북 매출에서 가장 큰 광고 수익이 종전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오큘러스 VR(가상현실) 헤드셋 등 기타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배 급증했다. 작년 4분기 기타 수익은 8억8500만달러에 달했다.

특히 전 세계 이용자 수가 하루 18억40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월간 활성 사용자 기준으로는 28억 명에 달했다. 월가의 전문가들 예상치를 모두 넘어섰다. 페이스북은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실적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경고다. 페이스북은 “지금까지의 실적 추세가 반전될 수 있다”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 수익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공시했다.

특히 애플의 ‘iOS 14’에서 개인정보보호 조항이 변경돼 광고 타게팅 기능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페이스북의 우려다.

페이스북은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2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A급 보통주)를 추가로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어려운 시기에도 가입자가 늘면서 좋은 실적으로 마무리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27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실적이 공개되자 상승세로 전환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27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실적이 공개되자 상승세로 전환했다.
론 조세이 JMP증권 애널리스트는 “광고주가 1000만 곳에 달하는 페이스북의 놀라운 다양성을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1~2분기가량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나스닥 증시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3.51% 떨어진 주당 272.14달러로 마감했다. 하지만 정규장 이후 실적이 나오고 자사주 매입 방침이 공개되자 시간외 거래에서 2~3%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