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이익은 2019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월가 예측을 밑돌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27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지난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 80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 평균인 1.03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전년 동기 주당순이익 2.14달러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테슬라는 6개 분기 연속으로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201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월가의 컨센서스에 못 미치는 분기 순이익을 내놨다.

매출은 4분기 107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추정치 103억8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 매출인 73억8000만달러도 넘어섰다.

이익이 기대에 못 미친 영향으로 테슬라 주가는 2.1% 하락한 864.16달러에 마감했다. 시간외거래에서도 7.6%까지 추가 하락했다.
적자 행진 끝낸 테슬라…작년 이익 7억달러


지난 4분기 실적이 월가의 예상치는 빗나갔지만 지난해 테슬라는 연간 기준 처음으로 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매출 315억달러에 7억1200만달러 이익을 냈다. 2019년 8억6600만달러의 이익 손실을 본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도 전년 246억달러는 물론 월가 예상치 311억달러를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은 "테슬라가 지난해 흑자를 내면서 2006년 시작된 적자 행진이 끝났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전기차 판매량 증가와 전기차 업체에 제공되는 규제당국의 혜택 덕분에 마진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캘리포니아주 등 미국 13개 주는 친환경 자동차 생산량에 따라탄소 무배출 차량에 대해선 13억달러 규모의 크레딧을 부여하고 있다. 전기차만 생산해 충분한 크레딧을 확보한 테슬라는 이 크레딧을 다른 업체에 팔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몇 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것인지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진 않았다. 지난해엔 50만대의 차량을 인도했다. 다만 테슬라 측은 "향후 수년간 연평균 50% 이상 성장세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2개의 신규 공장이 가동되고 조만간 모델S와 모델X 차량 생산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2021년엔 84만~100만대 차량을 인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월가는 79만6000대 수준을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는 모호한 전망만 제시했을 뿐 납품 목표치를 밝히지 않아 월가를 실망하게 했고 이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