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한경DB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한경DB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재건축 부담금이 완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공시가격 반영률을 90%까지 올리기로 하면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금액이 커질 것을 우려한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대한 입법예고가 29일까지 진행된다고 28일 밝혔다. 입법예고가 끝나면 시행은 다음달 19일부터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최초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일(개시 시점)부터 준공인가일(종료 시점)까지의 주택가격 상승 금액에 정상주택가격상승분(재건축을 하지 않았을 경우의 자연 상승분)과 개발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문제는 정부가 공시가격 반영률을 90%까지 올리기로 하면서 예상되는 재건축 부담금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통상 ‘개시 시점’과 ‘종료 시점’의 주택가액은 공시가격을 근거로 책정된다. 쉽게 말해 개시 시점에는 낮은 공시가격 반영율 반영되지만 수 년이 지난 종료 시점에는 높은 공시가격이 적용돼 차액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국토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개시 시점’의 주택가액을 올리기로 했다. 현재는 추진위 승인일 당일 공시가격을 적용하지만 다음달 19일부터는 준공인가일 당일 공시가격 반영율에 추진위 승인일 당일 실거래가격을 곱해 주택가액을 산정하기로 했다. 공시가격 반영율 상승에 따른 영향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취지다.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한숨을 돌렸다는 평가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등 서울 주요 재건축 예정 단지들은 추진위 구성이 대부분 10년 이상 지났다. 개시 시점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60%수준에 그쳐 재건축 부담금 폭탄이 예고됐지만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선 사업개시 시점을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로 늦추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