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결국 P플랜 돌입…마지막 회생 시도
쌍용자동차가 결국 ‘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 절차에 들어간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매각 협상에서 손을 떼면서 법원, 신규 투자자, 채권단과 함께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날 예병태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협력회사 대표단과 간담회를 열고, 단기 법정관리 돌입을 공식화했다. 예 사장은 “마힌드라가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협상이 결렬돼 P플랜으로 가게 됐다”며 “(신규 투자자인)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와 계약서 문구를 협상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P플랜은 정식 회생절차 개시 전 미리 회생계획안을 내고, 법원의 인가 직후 계획안에 따라 채무 조정, 신규 자금 수혈을 진행해 이른 시일 내 법정관리를 졸업하게 하는 제도다. 쌍용차는 다음달 사전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4월 말까지 P플랜을 끝낸다는 목표다.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로 작년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이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로 해 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다음달 말까지 보류된 상태다. 그 사이 마힌드라, HAAH, 채권단과 합의해 구조조정을 끝내려는 계획이었지만 마힌드라가 ‘나 몰라라’ 식으로 협상장을 떠나면서 결국 법원의 손을 빌리게 됐다.

P플랜에 들어가려면 상거래 채권단인 협력업체의 동의가 필수다. 쌍용차는 협력사 측에 29일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의 어음을 상환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P플랜으로 빠른 정상화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사 관계자는 “쌍용차 측이 내일(29일) 만기인 어음은 부도를 내겠지만, 2월부터는 주 단위로 납품 대금을 결제하겠다고 했다”며 “HAAH와 계약한다고 하니 P플랜에 동의하고, 납품을 지속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HAAH는 쌍용차에 2500억원을 신규 투입하는 대신 산업은행도 같은 금액을 지원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무너지면 협력사 줄도산이 불가피한 만큼 원만하게 합의해 정상화를 이끄는 게 결과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