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랩셀의 미국 자회사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가 MSD와 2조원대에 달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자연살해(NK)’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CAR-NK’ 플랫폼에 대한 대규모 기술 이전은 지난해 존슨앤드존슨과 페이트 테라퓨틱스의 계약에 이어 두 번째다.

29일 국내 증권가는 이번 기술이전 계약에 대해 GC녹십자랩셀과 아티바의 글로벌 역량으로 NK세포 치료제와 CAR-NK 개발에 대한 검증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또 회사의 플랫폼 기술 가치가 커지면서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아티바는 28일(현지시간) MSD와 2조원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아티바의 동종 CAR-NK세포 치료제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최대 3가지의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내용의 계약이다. 임상 개발 및 상업화는 MSD가 맡는다.

계약 규모는 총 18억6600만 달러(약 2조900억원)다. 아티바는 우선 2개 물질을 개발하는 데 대한 계약금으로 3000만 달러를 받는다. 이후 MSD가 3번째 물질에 대한 추가 개발을 실행하면 추가로 계약금을 받을 수 있다.

개발과 허가 등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는 18억3600만 달러다. 상업화 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로열티)는 별도다. GC녹십자랩셀은 아티바와 이번 기술이전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관련 수익을 5대 5로 배분한다.

미국 샌디에고에 위치한 아티바는 GC녹십자그룹이 NK세포 치료제의 미국 내 개발과 상업화를 위해 2019년 3월 미국 현지에 설립한 회사다. GC녹십자랩셀로부터 CAR-NK 플랫폼 등 NK세포 치료제 후보물질을 이전받았다.

아티바 GC녹십자랩셀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제대혈 NK세포 치료제 ‘AB101’에 대해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아,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특정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하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원천 플랫폼의 기술수출 성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이전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GC녹십자랩셀과 아티바는 GMP 생산시설을 통해 대량 생산까지 가능하다”며 “향후 상업화까지 고려해 MSD가 GMP 수준의 생산시설 보유한 GC녹십자랩셀을 선택했을 가능성 높다”고 분석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발 초기단계로 리스크는 있으나 이번 계약은 GC녹십자랩셀의 NK세포치료제와 CAR-NK 개발 플랫폼 기술에 대한 빅파마의 1차 검증이 완료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초기 임상에서 타겟 당 거래 규모가 3억3000만~7억5000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거래 규모가 높은 편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도 내다봤다. 허 연구원은 “올 하반기 임상 1·2상 승인 신청이 예상되는 ‘HER2’ CAR-NK ‘AB201’과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반 NK 세포치료제 및 CAR-NK 치료제 등 플랫폼에 대한 추가 기술이전도 기대된다”고 했다.

향후 아티바에 대한 지분 가치도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진홍국 연구원은 “GC녹십자랩셀은 아티바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어 후보물질의 권리 외에도 아티바의 지분 가치도 부각될 수 있다”고 봤다.

허혜민 연구원은 “지난해 7월초 나스닥에 신규 상장한 NK세포 치료제 바이오텍 엔카르타 테라퓨틱스의 시가총액은 1조6000억원 수준”이라며 “페이트 테라퓨틱스와 경쟁 가능한 유일한 업체로 동종 기업 대비 저평가되고 있어 재평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