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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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 7조'를 쓴 익명의 논객 조은산이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나경원 전 의원 비판에 대해 "운동권 특유의 선민사상과 이분법적 선악 개념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전형적인 80년대 진보주의자의 허언일 뿐"이라며 혹평했다. 전날 우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방문한 데 "23억원짜리 강남 은마아파트 녹물은 안타깝고 23만 반지하 서민의 눈물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가"라고 각을 세웠다.

조은산은 29일 자신의 블로그에 우 전 의원이 기사를 실으면서 "코흘리개 시절의 내가 건대 앞 대로에서 최루가스를 맡고 찔찔대던 그날처럼, 그는 마치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경이 터트린 최루탄을 주워들어 되던져버릴 기세로 서 있는 듯하다"며 이렇게 비판했다.

조은산은 "감성팔이 어법에만 능통할 뿐 현실 감각은 전무하다시피 한, 무가치한 정치인들은 이미 국회에 쌔고 쌨다"며 "저기 북악산 자락 밑의 푸른 기와집에도, 광화문 앞 정부청사에도 널리고 널린 게 그러한 존재들"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러나 최소한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세계적 복합 다중 도시인 서울의 시장 자리에 오르려거든, 눈물, 콧물이나 송글송글 맺히는 감성팔이보다는 차라리 차가워서 손끝이 시리더라도 냉혹한 현실을 말해줘야 함이 그 그릇에 걸맞는다 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게다가 우상호 의원은 이미 실패한 문재인식 부동산 정책에서 단 한 발자국도 진일보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퇴보를 넘어 퇴폐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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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산은 "23억 아파트와 23만 반지하 서민과의 경제학적 상관관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니 말"이라며 "먼저 23만 반지하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기어이 박살 내 버린 건 누구인지 알고 계시는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이 미친 집값의 현실은 누구의 작품인가. 이명박인가, 박근혜인가, 문재인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조은산은 "반지하에 사는 서민의 삶을 운운하면서 정작 이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재개발, 재건축은 결사반대하는 이 아이러니함과, 집값 잡기에는 하등의 관심도 없고 반지하 서민으로 감성팔이나 내세워 표심이나 긁어모려는, 국민을 기만하는 작태의 교범은 민주당의 교과서 무슨 과목, 몇 권, 몇 편에 나오는 내용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조은산은 "왜 굳이 강남 집값을 잡겠겠다고 나섰는가 그게 문제였다"며 "결국 강남 집값은 잡지도 못한 채, 처참한 풍선효과를 통해 전국의 집값이 폭등했다. 그리고 그에 따른 고통은 무주택 서민과 예비부부들, 청년들의 몫으로 남았다"고 지적했다.

조은산은 "먼저 국민이 현명해져야 한다. 누추한 옷과 허름한 구두를 신고 옥탑방에 올라가 '서민의 고통을 말하는 자'를 경계해야 한다"며 "'서민의 고통을 필요로 하는 자'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결국 '그래서 지금 집값이 얼마입니까' 이 한마디로 정리될 논쟁거리도 안될 짓을, 다시금 터져 나오는 민주당 인사의 허언에 분노해 참으로 길게도 늘어놓았다"며 "그러나 이것은 나의 과거에 비추어 봤을 때, 모든 아이들이 차 없는 단지 위를 거침없이 뛰어놀고 모든 어머니들이 유모차 한 대 내가기 힘든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벗어나게 하고픈, 내 나름대로의 작은 정의감에 기인한 글이라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