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이돌 콘서트 '공짜'로 보게 했더니…뜻밖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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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K팝 '온라인 콘서트'의 돌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온라인으로 공연을 진행하려는 시도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각 영역에서 존재했지만, K팝은 관객들의 호응과 영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해 10월 BTS의 온라인 콘서트에는 191개국 99만3000명의 관객들이 몰렸고, 이로 인한 매출은 5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 연예기획사들은 온라인 콘서트를 당장의 수익원으로서보다는 일종의 '투자'로 보고 있다. 온라인 콘서트 관객들이 현장 못지 않은 만족감을 느끼게 하려면 여러 효과나 무대장치 등을 준비해야 하는데, 여기에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익은커녕 손해를 볼 때도 많다. 온라인 공연으로 얻은 수익을 따로 공개하는 기획사가 많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지 제고와 관련 상품 판매 증가 등 효과를 감안하면 큰 이익이라는 게 기획사들의 설명이다. 해외 한류 팬들은 큰 돈 들여 한국행을 택하지 않고도 다른 팬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콘서트 실황을 즐길 수 있다. 국내 팬 역시 다양한 앵글로 좋아하는 스타의 공연 실황을 볼 수 있다. 현장감은 덜해도 좋아하는 스타의 표정을 관찰할 수 있는 등 나름의 매력이 있다는 평가다. 기획사들은 아티스트의 존재감을 재확인시키고 관련 상품 판매를 늘릴 수 있다.
마침 투자에 쓸 실탄도 넉넉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으로 즐길 수 있는 음반 등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주요 엔터사들의 매출액과 이익이 급상승했다.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4개 주요 엔터사(빅히트·SM·JYP·YG)의 지난해 4분기 합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0.3%, 영업이익은 93.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대형 기획사들은 IT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자체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 빅히트의 자체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는 모범 사례다. 네이버와 빅히트·YG는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브이라이브와 위버스 서비스를 통합하고, YG 아티스트도 이 플랫폼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송출 플랫폼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 기획사들은 갈수록 온라인 콘서트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소속 아티스트의 인지도 차이도 부익부 빈익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온라인 콘서트로 수익을 내려면 탄탄한 해외 팬덤이 필수적이다. 국내 K팝 팬 인구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K팝 유명 가수의 경우 해외에서 오는 수익이 70~80%를 차지한다"며 "일반적인 가수들은 언택트 유료 공연에 관객 몇만 명도 동원하기 어려운데, 충분한 인지도를 확보하지 못한 아이돌그룹 입장에서는 갈수록 생존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온라인 콘서트, 장기적으로 큰 이익"
지난 1일 SM은 신년을 기념해 'SM타운 라이브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무료 상영했다. 120개국 11만명이 봤다. 지난 3일에는 엑소(EXO) 백현의 솔로 콘서트가 온라인으로 개최돼 전 세계에서 11만명의 관객이 몰렸다. 16일에는 '2021 빵야뮤직페스티벌(BMF)'이 성공적으로 열렸고, 23일에는 그룹 세븐틴이 온라인 콘서트로 세계 팬들의 안방을 달궜다. 오는 31일에는 블랙핑크가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콘서트를 연다.대형 연예기획사들은 온라인 콘서트를 당장의 수익원으로서보다는 일종의 '투자'로 보고 있다. 온라인 콘서트 관객들이 현장 못지 않은 만족감을 느끼게 하려면 여러 효과나 무대장치 등을 준비해야 하는데, 여기에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익은커녕 손해를 볼 때도 많다. 온라인 공연으로 얻은 수익을 따로 공개하는 기획사가 많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지 제고와 관련 상품 판매 증가 등 효과를 감안하면 큰 이익이라는 게 기획사들의 설명이다. 해외 한류 팬들은 큰 돈 들여 한국행을 택하지 않고도 다른 팬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콘서트 실황을 즐길 수 있다. 국내 팬 역시 다양한 앵글로 좋아하는 스타의 공연 실황을 볼 수 있다. 현장감은 덜해도 좋아하는 스타의 표정을 관찰할 수 있는 등 나름의 매력이 있다는 평가다. 기획사들은 아티스트의 존재감을 재확인시키고 관련 상품 판매를 늘릴 수 있다.
마침 투자에 쓸 실탄도 넉넉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으로 즐길 수 있는 음반 등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주요 엔터사들의 매출액과 이익이 급상승했다.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4개 주요 엔터사(빅히트·SM·JYP·YG)의 지난해 4분기 합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0.3%, 영업이익은 93.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형 기획사 위주로 살아남을 것"
다만 이 같은 영향으로 기획사들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대표적인 요인이 플랫폼 이용료 부담이다. 현재 국내에서 온라인 콘서트 송출이 가능한 플랫폼은 유튜브, 네이버 브이라이브, 위버스, 카카오TV 등이다. 그런데 플랫폼이 떼가는 이용료가 관람료의 평균 30~50%가량에 달한다. 막대한 용량의 고화질 영상을 안정적으로 전송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대형 기획사들은 IT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자체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 빅히트의 자체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는 모범 사례다. 네이버와 빅히트·YG는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브이라이브와 위버스 서비스를 통합하고, YG 아티스트도 이 플랫폼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송출 플랫폼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 기획사들은 갈수록 온라인 콘서트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소속 아티스트의 인지도 차이도 부익부 빈익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온라인 콘서트로 수익을 내려면 탄탄한 해외 팬덤이 필수적이다. 국내 K팝 팬 인구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K팝 유명 가수의 경우 해외에서 오는 수익이 70~80%를 차지한다"며 "일반적인 가수들은 언택트 유료 공연에 관객 몇만 명도 동원하기 어려운데, 충분한 인지도를 확보하지 못한 아이돌그룹 입장에서는 갈수록 생존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