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GBP510' 전임상서 기존 단백질 백신보다 중화항체 10배 생성 확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워싱턴대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GBP510'이 28일 임상 1상을 위한 첫 환자 접종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항원 단백질 설계를 맡은 네일 킹 워싱턴대 교수팀은 연구실 트위터를 통해 이와같이 밝혔다.

GBP510은 지난해 12월 국제민간기구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의 'Wave2' 프로젝트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Wave2는 차별화된 코로나19 백신을 발굴해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BMGF)'가 지원한다. GBP510은 CEPI가 최초로 지원한 물질이다.

GBP510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코로나19의 표면항원 단백질을 만들어낸 '단백질 재조합 백신'이다. 단백질 재조합 백신은 부작용이 적고 안전한 방법이지만, 낮은 면역반응이 치명적인 단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여된 단백질이 혈액 내의 다양한 단백질 분해효소들에 의해 쉽게 분해되기 때문이다. 킹 교수팀은 나노입자를 이용해 지지체 역할을 하는 '스케폴드 단백질'을 만들었다. 지지체 위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의 호흡기 수용체에 결합하는 부위(RBD)의 단백질을 올렸다.

김호민 기초과학연구원(IBS) 단백질 커뮤니케이션 그룹 연구책임자는 "실제 바이러스의 껍질과 유사한 상태로 만들어 투여하기 때문에 면역원성이 높고, 혈액 내에서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킹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쥐 동물모델에서 스케폴드 단백질을 이용한 경우 RBD 단백질만 투여했을 때 보다 5배 적은 용량으로 10배 이상의 중화항체를 생성했다.

또 논문에 공개한 실험 데이터에 따르면 22~27도의 상온에서도 단백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모더나와 화이자가 개발 중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각각 영하 20도, 영하 70도의 낮은 온도로 유통해야 한다. 일반적인 재조합 단백질 백신도 4도의 냉장 상태로 유통돼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GBP510은 매우 안정적인 백신이다.

고규영 IBS 혈관연구단장은 "실험 결과로만 보면 현재 개발된 백신이 가진 부작용이 GBP510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임상시험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전망이 매우 좋다"고 평가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