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팬 1억 시대…'K팝 팬심 잡기' 판 커졌다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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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코로나19 팬데믹에도 K팝 팬 급증
불붙은 팬덤 사업 '플랫폼화'
네이버·빅히트 손 잡고 '공룡 팬 플랫폼' 예고
엔씨소프트, '유니버스'로 대항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코로나19 팬데믹에도 K팝 팬 급증
불붙은 팬덤 사업 '플랫폼화'
네이버·빅히트 손 잡고 '공룡 팬 플랫폼' 예고
엔씨소프트, '유니버스'로 대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판도 변화가 심상치 않다. 전 세계 K팝 팬들을 대상으로 한 팬덤 비즈니스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상황과 만나 급진적으로 온라인화했고, 이내 핵심 사업군으로 부상했다. 연예 기획사에만 한정되는 것 같았던 'K팝 팬심' 잡기에 이제는 대형 IT업계까지 뛰어들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엔터 업계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콘텐츠와 IT 기술은 불가분의 관계가 됐다. 기획력과 기술력의 만남으로 한정된 IP 자원을 확장, 팬들의 소비 갈증을 해소할 다양한 접근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를 통한 협력 관계가 구축되며 일찌감치 감지됐던 엔터와 기술의 긴밀한 시그널이 본격화됐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지의 한류 팬 숫자는 전년 대비 약 545만명 늘어난 1억477만7808명을 기록했다. 눈여겨 볼 만한 것은 기존 한류의 거점이었던 아시아가 아닌, 북미·유럽이 한류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한한령 등의 여파로 중국의 한류 팬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혔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상황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 환경이 이를 가능하게 했음을 알 수 있다. '2021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5년간 한류를 접하는 경로는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접촉한 비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음악(82.0%)이었다.
K팝 팬들의 열성적인 지지와 충성도는 앨범 판매량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가온차트가 지난해 1월부터 12월 12일까지 집계한 톱 400 앨범 판매량은 약 4025만장으로, 전년도에 비해 64%나 급증했다. 이를 두고 월드 투어, 대면 행사 등이 전면 취소된 상황에서 팬들의 소비 욕구가 앨범으로 집중됐다는 분석이 따랐다. '코어 팬층'을 기반으로 성장한 K팝 시장의 특성 덕분에 팬데믹 상황에서도 높은 앨범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위버스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론칭 1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가 1700만 건을 넘었고, 전 세계 233개국에서 누적 가입자 1920만 명을 기록했다. '위버스샵'을 통해 이틀 간 송출한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는 전 세계 191개 국가 및 지역에서 99만3000명이 시청하기도 했다. SM은 네이버와 손잡고 '비욘드 라이브'를 선보이며 온라인 콘서트의 지평을 열었다. 슈퍼엠, 웨이션브이, NCT 드림, NCT 127,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이 공연했고, 올해 1월 1일에는 'SM타운 라이브'를 무료로 중계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시대에 '온라인 공연'이라는 뉴노멀을 만들어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K팝 팬들의 열성적인 지지에 힘입어 네이버 브이라이브는 누적 이용자수 1억명을 돌파했다. 현재 순이용자만 월 3000만명이 넘는다.
빅히트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어 네이버가 빅히트의 자회사 비엔엑스(beNX)에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약 3548억 원을 투자하고, 자회사 비엔엑스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하는 안건을 결의하고 공시했다. 또 YG PLUS에 대한 빅히트 300억 원, 비엔엑스 400억 원 등 총 700억 원 규모의 투자 안건도 결의했다. 이로써 YG PLUS는 빅히트의 음원·음원 유통 및 MD 사업을 협업하고, 빅히트는 위버스를 통해 YG PLUS의 아티스트 글로벌 멤버십 관련 사업을 전개한다. 빅히트가 온라인 분야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이에 보다 주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항마로 떠오른 팬 플랫폼은 엔씨소프트가 선보이는 '유니버스'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8일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를 전 세계 134개국에 동시 출시했다. '올 인 원' 플랫폼으로서 모든 팬덤 활동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빅히트, YG, JYP, SM이 네이버와 투자를 주고 받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유니버스'는 그 외 타 연예 기획사들과 접촉 중이다. 탄탄한 국내외 팬덤을 보유한 강다니엘, 아이즈원, 몬스타엑스, (여자)아이들, 박지훈, 아스트로, 더보이즈, AB6IX, 우주소녀 등이 론칭 멤버로 참여했고, 향후 계속해 아티스트 소스를 늘릴 방침이다. 한국, 미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 188개국에서 진행된 사전 예약에는 300만 명 이상이 몰렸다.
'유니버스'는 아티스트와 팬이 소통하는 기본적인 팬 플랫폼 요소 외에 자체적으로 제작한 독점 콘텐츠 개발에도 집중한다. 오리지널 예능부터 화보, 음악, 뮤직비디오까지 '유니버스' 표 콘텐츠를 즐기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AI 캐릭터를 활용한 서비스부터 온라인 콘서트까지 예고됐다. 앞서 '유니버스'는 CJ ENM과 콘텐츠·디지털 플랫폼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다수의 음악 관련 프로그램부터 시상식 'MAMA'까지 주요 콘텐츠를 꾸준히 성공시켜온 CJ ENM의 포맷이 '유니버스'에 어느 정도 유입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엔터 업계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콘텐츠와 IT 기술은 불가분의 관계가 됐다. 기획력과 기술력의 만남으로 한정된 IP 자원을 확장, 팬들의 소비 갈증을 해소할 다양한 접근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를 통한 협력 관계가 구축되며 일찌감치 감지됐던 엔터와 기술의 긴밀한 시그널이 본격화됐다.
◆ 코로나19 위기? 팬들은 똘똘 뭉쳤다
코로나19로 대면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스타와 팬들은 손바닥 안의 세상에서 만났고,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선 '연결의 힘'을 증명해냈다.한국국제교류재단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지의 한류 팬 숫자는 전년 대비 약 545만명 늘어난 1억477만7808명을 기록했다. 눈여겨 볼 만한 것은 기존 한류의 거점이었던 아시아가 아닌, 북미·유럽이 한류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한한령 등의 여파로 중국의 한류 팬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혔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상황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 환경이 이를 가능하게 했음을 알 수 있다. '2021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5년간 한류를 접하는 경로는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접촉한 비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음악(82.0%)이었다.
K팝 팬들의 열성적인 지지와 충성도는 앨범 판매량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가온차트가 지난해 1월부터 12월 12일까지 집계한 톱 400 앨범 판매량은 약 4025만장으로, 전년도에 비해 64%나 급증했다. 이를 두고 월드 투어, 대면 행사 등이 전면 취소된 상황에서 팬들의 소비 욕구가 앨범으로 집중됐다는 분석이 따랐다. '코어 팬층'을 기반으로 성장한 K팝 시장의 특성 덕분에 팬데믹 상황에서도 높은 앨범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다.
◆ 위기를 기회로…'온라인화' 가능성 본 엔터 업계
K팝 시장은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팬들의 니즈를 파악한 것이다. 그간 IT 기술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사업을 전개해오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는 가장 발빠르게 변화를 주도할 수 있었다. 팬 플랫폼 분야에서 선두를 치고 나간 건 빅히트다. 빅히트는 2019년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를 론칭했다. 론칭 후 곧바로 방탄소년단 투어에서 팬들이 이를 사용하도록 하며 활성화를 도모했다. 아티스트와 팬의 소통은 물론, 팬들 간 정보 공유도 가능하며, 위버스 독점 콘텐츠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자사 및 레이블 아티스트 외에 타 소속사나 해외 아티스트들까지 입점시키는 등 소스 확장에도 열을 올렸다.그 결과 위버스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론칭 1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가 1700만 건을 넘었고, 전 세계 233개국에서 누적 가입자 1920만 명을 기록했다. '위버스샵'을 통해 이틀 간 송출한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는 전 세계 191개 국가 및 지역에서 99만3000명이 시청하기도 했다. SM은 네이버와 손잡고 '비욘드 라이브'를 선보이며 온라인 콘서트의 지평을 열었다. 슈퍼엠, 웨이션브이, NCT 드림, NCT 127,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이 공연했고, 올해 1월 1일에는 'SM타운 라이브'를 무료로 중계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시대에 '온라인 공연'이라는 뉴노멀을 만들어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K팝 팬들의 열성적인 지지에 힘입어 네이버 브이라이브는 누적 이용자수 1억명을 돌파했다. 현재 순이용자만 월 3000만명이 넘는다.
◆ 네이버·빅히트vs엔씨소프트…팬덤 전쟁
'K팝 팬심'을 잡기 위한 경쟁은 판을 키워 가속화하고 있다. 네이버와 빅히트는 파격 동맹을 맺었다. K팝 경쟁 플랫폼인 양사가 손을 잡고 '공룡 팬 플랫폼'을 만들기로 한 것. 이용자수 1억명의 브이라이브와 무서운 기세로 크고 있는 위버스의 만남이라니, 강자와 강자의 만남이다. 두 플랫폼의 경쟁 구도를 예상했던 업계로서도 파격적인 협력이 아닐 수 없다.빅히트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어 네이버가 빅히트의 자회사 비엔엑스(beNX)에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약 3548억 원을 투자하고, 자회사 비엔엑스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하는 안건을 결의하고 공시했다. 또 YG PLUS에 대한 빅히트 300억 원, 비엔엑스 400억 원 등 총 700억 원 규모의 투자 안건도 결의했다. 이로써 YG PLUS는 빅히트의 음원·음원 유통 및 MD 사업을 협업하고, 빅히트는 위버스를 통해 YG PLUS의 아티스트 글로벌 멤버십 관련 사업을 전개한다. 빅히트가 온라인 분야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이에 보다 주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항마로 떠오른 팬 플랫폼은 엔씨소프트가 선보이는 '유니버스'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8일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를 전 세계 134개국에 동시 출시했다. '올 인 원' 플랫폼으로서 모든 팬덤 활동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빅히트, YG, JYP, SM이 네이버와 투자를 주고 받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유니버스'는 그 외 타 연예 기획사들과 접촉 중이다. 탄탄한 국내외 팬덤을 보유한 강다니엘, 아이즈원, 몬스타엑스, (여자)아이들, 박지훈, 아스트로, 더보이즈, AB6IX, 우주소녀 등이 론칭 멤버로 참여했고, 향후 계속해 아티스트 소스를 늘릴 방침이다. 한국, 미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 188개국에서 진행된 사전 예약에는 300만 명 이상이 몰렸다.
'유니버스'는 아티스트와 팬이 소통하는 기본적인 팬 플랫폼 요소 외에 자체적으로 제작한 독점 콘텐츠 개발에도 집중한다. 오리지널 예능부터 화보, 음악, 뮤직비디오까지 '유니버스' 표 콘텐츠를 즐기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AI 캐릭터를 활용한 서비스부터 온라인 콘서트까지 예고됐다. 앞서 '유니버스'는 CJ ENM과 콘텐츠·디지털 플랫폼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다수의 음악 관련 프로그램부터 시상식 'MAMA'까지 주요 콘텐츠를 꾸준히 성공시켜온 CJ ENM의 포맷이 '유니버스'에 어느 정도 유입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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