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임상시험 참가자 부족 이유로 "18∼64세만 접종 권고"
영국 "동의 안해…고령층 보호 부족하다는 증거 없어"
'65세 이상 효과?'…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놓고 영국-독일 엇갈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놓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올해부터 실질적으로 EU에서 떨어져 나온 영국은 이미 고령층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반면, 독일을 주축으로 한 EU는 65세 미만에만 접종할 것으로 보여 대비된다.

29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 가디언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전날 스코틀랜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영국은 지난달 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승인한 뒤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현재 영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은 요양원 거주자나 70세 이상, 의료 서비스 종사자 등이다.

존슨 총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모든 연령 그룹에서 좋은 면역 반응을 제공한다"면서 "나는 (독일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 독립규제기관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승인을 정부에 권고한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청장인 준 레인 박사는 "현재 65세 이상에 대한 보호가 부족하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입장은 전날 독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5세 미만에만 접종하라는 권고가 나온 데 대한 반박의 일환이다.

앞서 독일의 질병관리청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산하 예방접종위원회는 65세 이상에 대한 충분한 임상시험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18∼64세를 대상으로만 접종을 제의하라"고 밝혔다.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조건부 판매승인 여부를 결정할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65세 미만을 대상으로 접종을 권고할 가능성이 크다.

가디언은 독일 예방접종위원회의 권고가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영국 고령층의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저렴한 가격과 보관의 편리성 등으로 신속한 접종을 추진하려는 여러 국가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고령층 비율은 10%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을 개발한 옥스퍼드대가 윤리적 이유로 18∼55세 연령층에서 안전성과 관련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전에는 노령층에 대한 임상시험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65세 이상에서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 주장은 데이터 전체의 정확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의 면역 담당 수장인 메리 램지는 더타임스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정확한 효과를 관찰하기에는 너무 적은 고령층이 시험에 참여했다"면서도 "면역 반응 데이터는 매우 안심할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