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효용에 의문을 제기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65세 이상인 사람들에게는 무효한 것과 다름없다고 본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를 60에서 65세 연령층에는 권유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가 확보한 초기 결과"라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유럽의약품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조건부 판매 승인을 권고하기 몇시간 전에 나온 것이다. 프랑스는 자체 보건 당국의 승인 여부를 다음주 초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을 빠르게 확산시키기 위해 1차와 2차 접종 간격을 최대 12주로 연장하기로 한 영국의 백신 접종 정책에 대해서도 저격성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한차례 접종으로는 면역이 덜 갖춰져 바이러스가 적응하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라고 말했다. 또 1차 접종만 해주고 '백신을 접종했다'고 하는 것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치권과 과학계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비상식적"이라며 맹비난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에머 쿡 유럽의약품청(EMA) 청장이 유럽의회 보건위원회에 출석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특정 연령대만 쓸 수 있게 승인할 가능성도 있고, 넓은 연령대에 걸쳐 사용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쿡 청장은 "이 백신이 65세 이상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고령층에 효과가 있는지는 지금까지 극소수를 대상으로만 연구가 수행됐다. 특정 연령대에 초점을 맞춰 사용을 승인하자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5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임상 연구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