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상관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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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이 1년 넘게 장기간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 수준은 자영업자, 실직자, 주부 순으로 높았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국내 코로나19 유행 1년을 맞아 18세 이상 성인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위험도 등을 조사한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코로나19를 걱정하는 사람 비율은 96%로, 미국 68%에 비해 높았다. 코로나19에 대한 걱정과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사람도 한국은 84.6%로, 미국(51%)보다 많았다.

국내서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답한 사람은 19.3%에 이른다. 지난해 5월 9%, 6월13.5%보다 늘었다. 실직자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았다. 60대 비율이 컸다. 소득별로는 월 200만원 이하인 사람이 많았다.

응답자들의 우울증 지수는 올해 1월 7.91점으로, 지난해 6월 6.75점보다 높아졌다. 실직한 사람일수록, 20대 등 연령이 낮을수록,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우울감을 많이 호소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해 즉시 치료가 필요한 사람도 올해 1월 36.8%로, 지난해 6월 16%보다 두배 넘게 늘었다.

코로나19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사람은 지난해 10월 57.1%에서 1월 72.8%로 많아졌다. 자영업자는 올해 1월 79.4%가 스트레스를 호소해 조사 대상 중 스트레스 수준이 가장 심각했다. 무직자(74.6%) 주부(74.4%)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자영업자 중 60%가 스트레스를 호소해 주부(68.1%), 학생(63%)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코로나19에 관해 가장 울분을 느낄 때는 '거리두기 원칙에 어긋나는 사회 지도층의 언행'을 꼽았다. 개인·집단의 허위정보 제공이나 사실 은폐, 방역 방해한 개인·집단이 법망을 피하거나 미흡한 처벌을 받는 것도 사람들을 화나게 하는 요인이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의향이 높다고 답한 사람은 46.8%로, 맞을지 말지 반반(37.5%)이거나 낮다(15.7%)고 답한 사람보다 많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유 교수는 "사회가 장기간 높은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동안 심리적 긴장과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나홀로 초고도의 긴장 속에서 위기에 대응하는 각자도생형 K개인방역에서, 취약해진 서로를 도우며 함께 가는 K공동체 방역으로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