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수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 증가했다.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업종 수출이 개선되면서 작년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국 경제가 올해 3%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청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480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역대 두 번째로 컸다고 1일 발표했다. 월별 수출액은 11월(4.0%), 12월(12.6%)에 이어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증가했다. 작년 12월 이후부터는 두 달 연속 수출 증가율이 10%를 넘었다.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인 것은 2017년 8∼9월 이후 40개월 만이다.

업무일을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6.4% 늘어난 21억3000만달러였다. 이는 역대 1월 하루 평균 수출액 중 최고치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12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정보기술(IT) 관련 6개 품목은 모두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IT 관련 품목 중에서도 반도체는 수출이 21.7% 늘어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고, 무선통신기기(58.0%)는 16년 만에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자동차는 작년 12월 수출이 4.4% 감소했지만 지난달엔 40.2% 급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단가가 높은 차종이 수출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지난달 수출단가도 ㎏당 3.36달러로 28.9% 상승했다. 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시스템반도체(16.0%), 전기차(81.0%), OLED(52.1%), 의료기기(64.0%) 등 고부가가치 품목의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지역별로도 주요 시장에서 모두 수출이 늘어났다. 중국(22.0%), 미국(46.1%), 유럽연합(23.9%)은 모두 20% 이상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은 83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월 수출액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수출이 8.6%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39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9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역대 1월 무역수지 중 세 번째로 큰 수치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