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게임스톱'?…셀트리온·에이치엘비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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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까지 번진 공매도 전쟁
공매도 비중 1위 셀트리온 14%↑
에이치엘비도 7% 넘게 상승
외인·기관, 공매도 주식 갚기 위해
다시 사들이는 '쇼트커버' 분석
공매도 비중 1위 셀트리온 14%↑
에이치엘비도 7% 넘게 상승
외인·기관, 공매도 주식 갚기 위해
다시 사들이는 '쇼트커버' 분석

외인, 셀트리온 공매도 쇼트커버 돌입
1일 셀트리온은 14.51% 오른 37만1000원에 마감했다. 에이치엘비도 7.22% 올랐다.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대표하는 두 바이오업체 주가가 나란히 오른 건 ‘한국판 게임스톱’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공매도 잔액이 2조1464억원(지난달 27일 기준)에 달한다. 공매도 잔액 1위다. 에이치엘비는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은 3138억원의 공매도 잔액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날 두 종목의 급등을 전적으로 개인의 매수세가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개인은 셀트리온을 43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오히려 외국인이 가장 많은 352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의 셀트리온 순매수 규모는 2위인 LG화학(640억원)의 다섯 배가 넘는다.
특별한 호재가 없는 에이치엘비와 헬릭스미스(18.13%) 등 다른 바이오주가 덩달아 급등한 데는 개미들의 공매도 전쟁 선포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들이 이들 종목을 타깃으로 지목하자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선제적으로 공매도 포지션 정리에 나선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정 종목 매수운동, 한국선 쉽지 않아”
증권업계에서는 셀트리온 등이 한국판 게임스톱이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약 이들 종목이 걷잡을 수 없이 폭등할 경우 공매도 세력은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임스톱에서 헤지펀드들이 겪었던 것처럼 공매도를 포기하고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쇼트 스퀴즈’가 나타날 수도 있다.미국은 하루 주가 변동폭에 제한이 없다. 게임스톱처럼 하루 100% 넘게 오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하루 최대 상승폭(상한가)이 30%로 제한돼 있다. 주식매수 운동이 단기간 공매도 세력에 큰 타격을 주기는 어려운 구조다.
금융당국은 시장 충격은 물론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가 개입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한투연 등 주주게시판에서는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는 물론 두산인프라코어, 국일제지 등 다른 종목 매수에 나서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주식 매수를 권하는 주체 측이 미리 해당 주식을 사놨다가 나중에 주가가 오르면 팔아 차익을 실현할 경우엔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게 당국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한투연 내부에서도 미국 게임스톱처럼 극단적인 사례가 나타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미국에서는 게임스톱 여파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3거래일 동안 각각 3.5%, 4.1% 하락했다. 한 회원은 “특정 종목 매수 운동은 결국 개미들 시체 위에 올라 앉은 소수 주주가 이익을 가져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오형주/양병훈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