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두 배가 됐다. 삼성전자의 시총이 도요타를 앞선 지 10년 만이다.

2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69% 오른 8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은 503조8496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날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도요타 주가는 2.21% 오른 7455엔으로 마감했다. 시총은 24조3256억엔이었다. 이날 환율로 환산하면 도요타의 시총은 258조5592억원으로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달 11일엔 삼성전자 시총이 도요타의 두 배를 넘어섰다. 그날 삼성전자가 2018년 4월 주식분할 이후 최고가인 9만1000원을 기록해 시총은 543조2502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날 도요타의 시총은 25조7516억엔(1월 12일 환율 적용 시 271조4476억원)으로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삼성전자와 도요타의 시총 격차가 두 배로 벌어진 건 2011년 1월 28일 삼성전자의 시총이 처음으로 도요타를 앞지른 지 10년 만이다. 한·일 1등 기업의 격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업종별 희비가 갈린 지난해 더욱 벌어졌다.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작년 한 해 삼성전자 주가는 46.7% 올랐다. 같은 기간 도요타 주가는 4.7% 오르는 데 그쳤다. 도요타는 지난해 판매량(952만8438대)에서 독일 폭스바겐을 제치고 5년 만에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삼성전자의 상승세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두 회사의 주가 격차는 영업이익률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36조8070억원의 매출과 35조993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도요타의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조엔과 1조3000억엔이다. 도요타가 매출에서는 삼성전자를 근소하게 앞서지만 영업이익은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3대 자동차 업체의 시총을 모두 더해도 약 31조엔(약 333조원)으로 삼성전자의 3분의 2 수준이다. 소니, 파나소닉, 히타치, 도시바, 샤프 등 일본 5대 전자업체의 시총 합계(약 23조엔·247조원)는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