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옮길까"…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에 인력유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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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실망에 경쟁사 공채까지
직원들 동요하며 '이탈' 움직임
경영진 잇따라 진화 나섰지만
"자부심 무너져" 싸늘한 반응
직원들 동요하며 '이탈' 움직임
경영진 잇따라 진화 나섰지만
"자부심 무너져" 싸늘한 반응
“OPIc(외국어말하기평가) 시험을 보면 삼성전자 경력 채용에 도움이 될까요.”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최근 불거진 ‘성과급 논란’에 동요하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치는 성과급 규모에 대한 불만보다는 ‘성과급 산정방식의 불투명성’, ‘사측의 깜깜이 대응’이 직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직원들 사이에선 ‘세계적인 메모리반도체 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2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석희 사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메시지를 올려 성과급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 사장은 “성과급 수준이 구성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올해는 경영진과 구성원이 합심해 좋은 성과를 내서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필요하다면 성과급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성과급 논란에 대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전부 반납해 임직원들과 나누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이 사장까지 ‘직원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경영진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은 성과급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가 지난달 28일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400%를 지급하겠다”고 공지한 게 발단이 됐다. ‘연봉의 20%’ 수준인데 삼성전자 DS부문 직원 성과급(연봉의 4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작년 영업이익은 5조126억원으로 삼성전자 DS부문(18조8100억원)보다 14조원 정도 적다. 하지만 절반 수준인 직원 수와 3분의 1에 그친 시설투자 규모를 감안할 때 ‘선전한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불투명한 성과급 산정방식’도 직원들의 실망감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4년차 직원은 사내 게시판과 이메일을 통해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공개 요청했지만 회사 인사팀은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유포하는 행위는 사규 위반에 해당한다”며 엄포를 놨다. 경쟁사보다 낮은 임금과 복지혜택에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버텨왔던 직원들의 실망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이 잇따라 ‘경력직원 채용’에 나서면서 SK하이닉스 직원 이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사내 게시판 등엔 “이번에 경쟁사로 이직하겠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같은 첨단 업종의 핵심 경쟁력은 인재”라며 “직원들에 대한 처우도 글로벌 수준에 맞게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최근 불거진 ‘성과급 논란’에 동요하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치는 성과급 규모에 대한 불만보다는 ‘성과급 산정방식의 불투명성’, ‘사측의 깜깜이 대응’이 직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직원들 사이에선 ‘세계적인 메모리반도체 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2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석희 사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메시지를 올려 성과급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 사장은 “성과급 수준이 구성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올해는 경영진과 구성원이 합심해 좋은 성과를 내서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필요하다면 성과급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성과급 논란에 대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전부 반납해 임직원들과 나누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이 사장까지 ‘직원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경영진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은 성과급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가 지난달 28일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400%를 지급하겠다”고 공지한 게 발단이 됐다. ‘연봉의 20%’ 수준인데 삼성전자 DS부문 직원 성과급(연봉의 4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작년 영업이익은 5조126억원으로 삼성전자 DS부문(18조8100억원)보다 14조원 정도 적다. 하지만 절반 수준인 직원 수와 3분의 1에 그친 시설투자 규모를 감안할 때 ‘선전한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불투명한 성과급 산정방식’도 직원들의 실망감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4년차 직원은 사내 게시판과 이메일을 통해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공개 요청했지만 회사 인사팀은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유포하는 행위는 사규 위반에 해당한다”며 엄포를 놨다. 경쟁사보다 낮은 임금과 복지혜택에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버텨왔던 직원들의 실망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이 잇따라 ‘경력직원 채용’에 나서면서 SK하이닉스 직원 이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사내 게시판 등엔 “이번에 경쟁사로 이직하겠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같은 첨단 업종의 핵심 경쟁력은 인재”라며 “직원들에 대한 처우도 글로벌 수준에 맞게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