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자회사 남부공항서비스 노조 쟁의행위 투표 90.7% 찬성
김해·무안·제주 등 남부권 10개 공항 자회사 노조 717명 참여
노조 "사측 협상 불성실…노동3권 보장 못 받아"
사측 "코로나 상황에도 정년 연장 등 처우개선 이뤄져"
공항노조 설 연휴 전날부터 파업…공항공사 "운영 차질 없어"
설 연휴를 앞두고 전국공항노조 남부권 10개 공항 소속 자회사 직원들이 파업을 선언했다.

전국공항노조는 1일부터 이틀간 노동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0.7% 가 찬성했다고 2일 밝혔다.

전국공항노조는 한국공항공사에서 운영하는 남부공항서비스(남부권), KAC공항서비스(중부권) 등 자회사 3곳 소속 직원 일부로 구성된다.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 노조는 남부공항서비스 소속 노조원들이다.

노조원들은 설 연휴 전날인 오는 10일부터 무기한 파업을 벌인다.

남부권 10개 공항 중 영남권은 김해공항, 포항공항, 대구공항, 울산공항, 울진비행장, 호남권은 무안공항, 여수공항, 광주공항, 사천공항, 제주공항이 포함된다.

남부권 10개 공항에서 일하는 자회사 직원은 1천320명으로, 이 가운데 노조 소속 717명이 파업에 들어간다.

이들은 각 공항에서 정비, 기계, 통신 등 시설 관리와 주차, 안내 등 운영 업무를 수행해왔다.

노조는 이번 파업을 두고 사측과 7차례 임금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좁히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수준인 월 185만∼195만원을 받았고, 설계금액 인상액보다 못한 임금 인상률을 사측이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 사측이 불성실한 태도로 협상에 임하고 있고, 식대를 기본급에 산입하는 등 정부 지침도 따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공항공사 측은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공항 운영 등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국 대부분 공항 운항이 감소했고, 국제선도 대부분 운휴 중인 상태다.

설 연휴 기간에도 항공사 임시편 투입 등 예년과 같은 증편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공사는 밝혔다.

공항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적용받기 때문에 파업 참가 인원의 50%까지 임시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게 공사 입장이다.

현재 남부공항서비스 사측도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공항공사는 "그동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정에서 노조는 '협력업체보다 못한 처우', '최저임금도 못 받는다' 등 주장을 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여러 차례 확인됐다"면서 "코로나 상황인데도 정년 연장 등 안정적인 고용, 복지 및 임금 향상 등 처우개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남부공항서비스 기본급 역시 최저 193만∼209만원으로 성과급과 수당을 포함할 경우 250만∼330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사 한 관계자는 "식대를 수당이 아닌 기본급에 포함해 기본급을 높이고 향후 퇴직금 등에서 유리하도록 한 것은 2019년 자회사 노조 요청과 임금협상 결과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3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본사와 부산 김해공항 앞에서 각각 총파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4일부터는 김해공항에서 천막 농성에 들어가고, 5일에는 제주공항에서 집회가 이뤄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