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사후 관리 좋기 때문" vs "사실상 독점…불공정하다"
사무기기 10대 중 8대를 한 업체에서 빌려 쓰는 태백시
강원 태백시 복합기 임차 계약의 특정 업체 쏠림 현상을 놓고 관련 업계에서 "사실상 독점 계약과 다름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복합기는 프린터·복사기·스캐너 기능을 함께 갖춘 사무기기다.

태백시의 부서별 복합기 현황을 보면 총 57대 중 82.4%인 47대를 A 업체와 임차 계약을 했다.

이어 B 업체 5대, C 업체 4대, D 업체 1대 순으로 나타났다.

태백지역 사무기기 판매·임대업체 6개 중 나머지 2개 업체는 단 1대의 복합기도 태백시와 임대 계약을 하지 못했다.

태백시와의 복합기 임대 계약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서 '태백시의 복합기 임차에 따른 관련 업계의 이익을 한 업체가 과도하게 차지하는 셈이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태백시 관계자는 "업체 선정은 각 부서의 자체 결정이다"며 "계약 업체의 쏠림 현상은 A 업체의 임대 조건과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좋아 우연히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백시와 이들 4개 업체의 최근 계약서를 보면 임대 조건은 거의 비슷하다.

A 업체의 조건은 기종에 따라 월 16만5천∼22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흑백 토너(기준 8천 장)와 드럼·회수통 고장 수리의 무상 제공이다.

B 업체는 월 12만1천원의 임대료를 받는 대신 토너 등 각종 소모품의 구매 조건이다.

C 업체는 월 14만3천원의 임대료와 흑백 토너(기준 7천 장)·컬러 토너(기준 3천 장) 등 부·소모품의 무상 제공이 계약 내용이다.

D 업체는 월 18만7천원의 임대료를 받고, 흑백 토너(기준 3천 장)·컬러 토너(기준 1천 장) 등 부·소모품의 무상 지원이다.

국내 유명 사무기기 태백대리점 관계자는 2일 "모든 지역업체가 사후관리를 기본으로 하는 사무기기 전문기업의 대리점이기 때문에 '서비스의 차이'라는 태백시의 해명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공공기관으로서 태백시의 이런 계약 행태는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