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승리호'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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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우주 SF 장르가 가능했다. 마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 '승리호'에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이 승선을 완료했다.

'승리호'는 지난해 여름 개봉을 목표로 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으로 수차례 연기했다. 추석 시즌에 개봉을 예고했으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이 격상되면서 넷플릭스 행을 선택했다.

영화 '승리호'는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의도치 않게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이 출연했다.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송중기),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리더 장선장(김태리), 거칠어 보이지만 실제로 한없이 따듯한 기관사 타이거 박(진선규), 잔소리꾼이지만 남다른 매력의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유해진)까지 개성 강한 선원들로 구성된 승리호는 우주를 떠도는 쓰레기를 쓸어 담아 돈을 버는 우주쓰레기 청소선이다.
넷플릭스 '승리호'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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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열린 넷플릭스 '승리호'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송중기는 "영어로 하면 '우주 청소부'라는 뜻이다. 승리호에 살고 있는 네 명의 '찌질이', '오합지졸'의 이야기다. 정의감 없는 네 명이 특별한 사건을 겪으며 지구를 구하게 되는 SF 활극"이라고 소개했다.

조성희 감독은 "우연히 우주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조금씩 아이디어를 담아 시나리오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송중기는 "10년 전 늑대소년이란 영화를 촬영할 때 이런 영화를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10년 뒤 제안을 받고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시나리오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년 전에 봤을 때도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김태리는 "첫 미팅에서 여러가지 그림을 보여주셨다. 준비한 게 너무 많더라. 감독님의 애정과 신뢰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진선규는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했다. 감독을 만나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듣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해진은 "시나리오는 참 재밌는데 어떻게 영상화가 될까 걱정했다. 미팅에서 화이트보드에 업동이 그림을 그리더라. 놀랐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승리호'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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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는 전직 UTS기동대 에이스 출신으로 지구로부터 온 불법 이민자를 검거하는 작전을 나갔다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겪고 사람을 죽이는 자신의 임무에 회의를 느끼고 '승리호' 멤버에 합류하게 되는 태호 역을 맡았다.

송중기는 "'늑대소년' 때는 흙을 묻혔는데 '승리호'에선 기름때였다. 겉모습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캐릭터가 퓨어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주에서 유영하는 장면은 정말 처음이었다. 중력을 표현해야 해서 조금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캐릭터에 대해 "태호는 자포자기 상태다. 촬영할 때 제 마음과 태호가 비슷했다. 촬영을 하며 용기를 얻고 의지를 갖게 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크루들이 태호를 많이 도와줬다"고 했다.

송중기는 "배우들끼리 진심이 통하는게 이렇게 중요하구나라고 생각했다. 통하니까 자연스럽게 모든 게 다 잘 됐다. 참 행복했던 현장"이라고 떠올렸다.

10년 만에 다시 만난 조성희 감독에 대해 송중기는 "달라진 것은 전혀 없었다. '늑대소년'의 철수처럼 감독님이 제게 그런 존재다. 그 자리에서 일관되게 계신다. 개성을 가지면서도 여전히 말수도 없다. 그 안에서도 자신감에 넘친다. 처음 뵀을 때와 똑같다"고 했다.

조성희 감독은 "어마어마한 친화력, 리더십이 있었다. 제가 실수를 하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이해해준다. 마음으로 굉장히 의지했다. 현장에 가면 송중기가 있으니 편하게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유해진은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끈끈함이 느껴진다"며 목격담을 전했다.
넷플릭스 '승리호'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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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우주 해적단의 장 선장을 연기한 김태리는 승리호에서 가장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인물로 선원들이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하는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냉철함과 빠른 판단으로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했다.

김태리는 '장선장 멋있다'는 반응에 대해 "실제 제 모습과는 하나도 닮지 않았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동료들에게 되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저는 정리되지 않은 맛이 있는데 장 선장은 카리스마가 있다. 연기하며 세 분에게 소리치는 장면도 있어 짜릿했다"고 귀띔했다.

김태리는 "처음 감독님과 만나 여쭤봤다. 선장 캐릭터면 어깨도 벌어지고 딱 봐도 카리스마가 넘쳐지는 인물이 놓여야 할 것 같았다. 감독의 스타일인 것 같다. 전형적인 것을 벗어나면 더 힘이 느껴진다고 이야기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장 선장이 입는 티셔츠도 귀여운 스타일이다. 감독이 가장 먼저 선명하게 그린 캐릭터라고 한다. 제게 장 선장은 신념있는 인물이다. 밑바닥에서 살고 있지만 속에 뭔가를 가지고 있다. 영화를 보면 장치로 표현된다. 그거 하나로 인물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진선규는 왕년에 지구를 주름 잡았던 타이거 박을 연기한다. 그는 승리호의 중심이자 심장 역할을 하는 엔진실에서 쉴 새 없이 펌프질을 해야 했다.

진선규는 "'승리호' 속 공간은, 항구에 있는 거대한 배의 엔진실이었다. 정박할 땐 엔진을 돌려 놓는다. 사실 '액션', '컷' 소리가 안들릴 정도였다. 힘든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기에서 만큼은 제가 가장 힘들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극중 탄탄한 몸을 자랑했던 진선규는 화면 속 자신의 모습에 대해 "만족감은 120%"라고 했다. 그는 "몸을 만들긴 했지만 부족할 줄 알았는데 화면에서 볼 때 괜찮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넷플릭스 '승리호'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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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은 한국 영화 최초로 로봇 모션 캡처 연기에 도전했다. 재활용 센터에서 장선장이 주워 온 군사용 로봇 업동이 역을 연기했다. 로봇이지만 장래의 꿈과 권태, 희로애락 등 선명한 감정을 가진 업동이는 유해진이 직접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새롭게 탄생했다.

유해진은 "로봇 같지 않은 로봇이다. 인간같은 감정도 있다. 작살잡이이기도 하고 꿈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도 있다"고 했다.

모션 캡처 연기에 대해 "저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어떻게 나올까 되게 궁금했다. 같이 한 분들도 고생 많이 하셨다. 모니터를 볼 필요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유해진은 "가서 쉽게 쉽게 하면 되겠지 했는데 작업이 꽤 복잡했다. 제게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재미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참고한 캐릭터는 없이 그냥 부딪혀 봤다. 그게 항상 답이더라. 메탈이지만 하트를 가진 인물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호빗', '인투 더 스톰', '오션스8', '한니발 시즌3' 에 출연했던 리차드 아미티지가 '승리호'의 빌런이자 우주개발기업 UTS 회장, 제임스 설리반 역을 연기했다. 조성희 감독은 "배우가 이 작품에 열의를 보여서 이 작품에 함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영상을 통해 리차드 아미티지는 "새로운 나라의 모든 것, 문화를 소개해 줬다. 무엇보다 한국 영화계가 아주 자랑스러워할 영화에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다.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이어 "송중기, 냉면은 제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다. 김태리가 깨문 손가락은 아직도 아프다"며 배우들과의 추억을 공유했다. 송중기는 "리차드 배우가 물냉면을 너무 맛있게 드시더라. 같이 먹었다"고 했다.
넷플릭스 '승리호'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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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숱하게 보아왔던 '우주'에 한국인이 위화감 없이 신선하게 어우러지도록 세계를 창조했다.

한국 최초의 SF 블록버스터라는 것에 대해 송중기는 "부담감은 조성희 감독이 제일 클 것 같다. 국가대표 같은 느낌이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설레고 기대됐다. 어린이가 된 것 같다. 중학교, 초등학교 때 봤던 '구니스'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우주라는 배경에서 신나는 모험을 떠나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김태리는 "우리는 할리우드 SF 영화에 길들여져 있다. 한국에서 SF가 나온다면 어떻게 나올지를 우리 영화가 잘 보여준 것 같다. '승리호' 이후에 나올 다른 SF 영화가 기대된다. 저희가 시작지점에서 다같이 힘을 합했다는 점이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진선규는 "운동 선수라면 전국체전에 나가는 느낌이다. 아니면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느낌이다"라고 했고 유해진은 "한국 최초의 SF 영화인데 정말 근사하게 나왔다. 자부심도 있다. 처음임에도 볼 만하게 만들어져서 너무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성희 감독은 "프리 프로덕션 등 과정이 정말 많고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기대를 하며 촬영했다"고 털어놨다.

타 SF 영화와의 차별점에 대해 조 감독은 "한국 사람들이 한국어로 대사를 하는 점이 있다. 그러면서도 우주선이 날라다닌다. 둘 사이 위화감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고민하며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스크린 개봉 대신 넷플릭스로 공개하는 것에 대해 송중기는 "저희는 상업예술을 하는 사람들이다. 하루 빨리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만나고 싶었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우주의 쓰레기를 모으는 승리호가 과연 어떤 쓰레기를 주워, 어떤 스펙터클에 휩싸이게 될지 한국 최초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펙터클한 SF 블록버스터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2월 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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