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청원게시판 갈무리.
청와대 청원게시판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현직 여교사가 학생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했으나 학교 측이 사건을 은폐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3일 경기도교육청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사실로 밝혀지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생>교사 성희롱 덮고 2차 가해한 학교 관리자에게 징계 내려주세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현직 여교사라고 밝힌 청원인은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학생들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말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A학생은 "쌤 자취하세요? 누구랑 사세요? 아 상상했더니 코피난다"고 했고, B학생도 "쌤은 몸도 예쁘고 가슴, 마음도 예쁘다"며 친구들과 자신을 비웃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학생들 성희롱 사건을 교장에게 털어놨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를 열지 못하도록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 과정에서 학교 교장의 2차 가해까지 있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헐렁한 반팔 옷을 입고 수업을 한 후 교장실에 불려갔다"며 "이 자리에서 교장은 '반팔이 헐렁해서 안에 브래지어가 보인다고 학부모에게 전화가 왔다'면서 '남색 브래지어 맞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청원인은 "어이없고 수치스럽고 모욕적이지만 그날 살색 브래지어를 입었다"며 "교장이 저에게 옷가짐을 더 단정히 하라는 발언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2020년 학기 중에는, 교장이 저에게, 근황을 얘기하다가 '작년에 (성희롱 사건 때문에) 우는 모습이 싱그러웠다, 신규 교사의 풋풋함 같았다' 라는 모욕인 2차 가해 발언을 또 했다. 정말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그는 "성희롱 사건 은폐하고 2차 가해했던 교장은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면서 "성희롱 사건 은폐, 2차 가해한 교장의 공무원직을 박탈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원인은 또 "성희롱 사건 은폐에 일조한 교감도 징계 받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