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전엔 틀리고 지금은 맞다?…구속만료 전날 보석허가한 판사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의 당사자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오던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해 법원이 3일에야 보석 석방을 결정, 논란이 일고 있다. 보석 신청 후 4개월간 결정을 미뤄오던 재판부가 구속 만료일을 하루 앞두고 보석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변호인 측에서는 “어떤 사정 변경이 있어 이제서야 허가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며 “불구속 재판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법조계에선 “재판부가 재량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박진환) 재판부는 3일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이 전 기자에 대한 보석을 허가 결정했다. 지난해 7월 17일 구속된 지 201일 만이다. 이날 보석 허가는 구속 만료일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보석이 결정되지 않더라도 하루만 더 복역하면 석방이 되는 상황이었다. 이 전 기자는 지난해 8월 5일 구속됐다가 지난해 10월 19일 보석을 신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4개월 가까이 결정을 미뤄왔다.

이 전 기자 측은 이날 공개적으로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냈다.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인 주진우 변호사는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었던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 이제 보석을 허가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법원 안팎에서도 구속 만료 하루 전 보석 허가를 내린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판사는 “보석 허가를 구속만료일 하루 전에 내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지방법원은 이날 “재판 진행 상황을 고려해 보석 결정을 언제 내릴지는 재판부 재량”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수감 중)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