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활용 숙제 금지…교내 공중전화로 부모와 연락
'게임중독 방지' 중국 초중고생 휴대전화 교내사용 금지(종합)
중국 정부가 초·중·고교 학생의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3일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초·중·고교생 휴대전화 관리 강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이 조치에 따라 학생들은 원칙적으로 학교에 휴대전화를 가지고 갈 수 없다.

휴대전화를 가져가더라도 별도의 장소에 보관해야 하고, 꼭 필요하다면 학부모의 동의를 받아 서면으로 신청해야 한다.

교사들에 대해서는 휴대전화로 숙제를 내거나 숙제를 하도록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교내 공중전화나 담임교사를 통해 학생이 부모와 연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학교는 학생 휴대전화 관리를 업무에 포함해 관리 장소·방식과 책임자 등을 명확히 하라고 교육부는 지시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시력을 보호하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인터넷 게임 중독을 막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휴대전화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끊이지 않아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달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에서는 14살 아이가 게임을 그만하고 밥을 먹으라고 나무라는 할아버지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아이는 하루 7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등 게임 중독에 빠져 가족들과 갈등을 빚는가 하면 사건 전에도 게임머니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모과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6월 랴오닝(遼寧)성 후루다오(葫芦島)에서는 인터넷 게임에 빠진 한 중학생이 부모 계좌로 6만1천678위안(약 1천46만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샀다가 들키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학생들의 교내 휴대전화 사용은 세계적인 문제라며 이번 조치가 학부모의 찬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학교에 휴대전화를 가져가지 못하게 한 프랑스 정부의 사례와 영국 4개 도시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자 학생들의 점수가 최소 6% 이상 올랐다는 런던경제대학원의 조사를 소개했다.

한 네티즌은 웨이보에 "인터넷 환경이 10대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보호 조치가 꼭 필요하다"고 적었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한 아버지도 "교사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부모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며 휴대전화를 활용한 숙제 금지조치를 반겼다.

휴대전화 교내 사용 금지조치와 더불어 학부모와 교사가 학생이 휴대전화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교육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왕뎬쥔(王殿军) 칭화대 부속 중학교장은 "휴대전화 사용 관리를 통해 학생들이 자제력과 자기관리 능력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