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종목 대부분 코스피200…개미 반대에도 사실상 '전면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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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식 공매도' 도입
시가총액 크고 유동성 많은 종목부터 재개…충격 최소화
개인에도 공매도 기회 확대…첫 투자자는 3000만원 한도
개인투자자 단체 "선거용 반쪽대책…금지 투쟁 계속할 것"
시가총액 크고 유동성 많은 종목부터 재개…충격 최소화
개인에도 공매도 기회 확대…첫 투자자는 3000만원 한도
개인투자자 단체 "선거용 반쪽대책…금지 투쟁 계속할 것"

“공매도 논란 종지부 찍길”

당초 금융당국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금융위가 설 연휴 이후에나 공매도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금융위는 이날 전격적으로 임시회의를 열어 공매도 안건을 의결했다. ‘공매도 논란을 더 이상 끌고 가서는 안 된다’는 정부와 여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주부터 재개
금융위는 오는 5월 3일부터 코스피200지수 및 코스닥150지수에 속한 350개 중·대형주의 공매도를 재개하기로 했다. 두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 종목 가운데 시장 대표성, 유동성, 업종 대표성을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상위군에 속하고 거래량이 많은 종목을 선정해 지수화한 것이다.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5월 3일부터는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매년 두 차례 공매도 가능 종목 바뀔 듯
이런 공매도 방식은 홍콩에서의 ‘공매도 가능 종목 지정제’와 비슷한 점이 있다. 홍콩은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지만 1994년부터 공매도를 점차 허용하는 과정에서 가능 종목 지정제도를 시행해왔다. 2019년 10월 기준 전체 1900여 개 종목 중 37% 수준인 710개 종목과 펀드 230개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허용되고 있다.금융위는 공매도가 외국인과 기관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개인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개인 공매도 투자 기회를 대폭 넓혀주기로 했다. 우선 개인들도 안정적으로 공매도할 주식을 차입할 수 있도록 한국증권금융이 결제 위험을 부담하는 개인 대주제도를 확대 개편한다. 현재 2조~3조원가량의 대주 물량을 확보한 만큼 5월 3일부터는 코스피200·코스닥150을 구성하는 대부분 종목에서 개인 공매도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공매도가 이론상 손실률이 무한대인 ‘고위험 투자’인 만큼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공매도 투자자에 대한 사전교육과 모의투자를 의무화했다. 초기 투자 한도는 3000만원으로 제한했다.
개인들은 공매도 재개를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금융위의 공매도 재개 방침에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선거용 대책에 불과하다’며 대정부 투쟁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공매도 세력이 계속 개인투자자 재산을 쉽게 가져가는 구도를 혁파하지 못하는 절름발이 대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