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치 있는 정보 제공하겠다"
네이버는 4일 오후 공식 블로그 '네이버 다이어리'를 통해 "풍부한 정보 속에서 능동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소비하고 싶은 커다란 트렌드 변화에 맞춰 오는 25일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모바일 네이버홈의 '검색차트' 판도 함께 폐쇄된다.
네이버는 "실검은 매일 네이버를 방문하는 3000만명의 사용자가 입력하는 다양한 검색 질의어를 통해 빠르게 재난 상황을 알려주거나 관심있던 기업의 채용 소식을 챙겨주고, 한 때 좋아했던 스타의 근황을 소환하기도 하며 사용자의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터넷 산업은 기존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하고, 자연스럽게 사용자들의 검색 니즈 역시 늘어나면서 검색어의 다양성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폐지 배경을 밝혔다. 네이버는 "모바일 검색 환경의 보편화와 검색 기술의 발전이 맞물려 '검색어 종류의 수(UQC, Unique Query Count)'는 10년전 대비 33.6배 증가했다"며 "과거에 비해 사용자들은 더욱 능동적으로 정보를 찾고 생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터넷 서비스의 가장 활발한 사용자 층인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은 일방적으로 주어진 콘텐츠를 소비하기 보다, 자신의 취향이나 기호에 맞춰 선택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으며 직접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에 네이버는 첫 화면에 '검색창'과 '그린닷'을 배치하고 뉴스 콘텐츠도 언론사 구독과 개인화 추천을 기반으로 변화시켜왔다"고 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대신 '데이터랩'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사용자가 직접 성별, 지역, 연령대, 기간 등을 설정해 분야별 검색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 페이지다.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는 국민적 관심사를 반영하는 지표 역할을 해왔지만, 신뢰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정 키워드를 짧은 시간에 많이 검색하면 순위에 오른다는 특성 때문에 정치적, 상업적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문재인탄핵', '문재인지지' 등이 실검 1위를 다투기도 했다. 빼빼로데이(11월 11일)같은 기념일에는 기업들이 마케팅 용도로 악용하며 실검 서비스가 변질되기도 했다.
이에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 검색어를 사용자 개개인의 관심사에 맞춰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꾸고, 선거 기간에는 아예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논란은 쉽사리 잠들지 않았고 결국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다고 판단, 결국 서비스 전격 폐지를 결정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