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패권 지켜라"…산유국, 오일머니 수소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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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세계최대 녹색수소 생산
UAE도 국부펀드 앞세워 '베팅'
"코로나 끝나도 석유시대 안와"
2050년 수소경제 2.5조달러 전망
설비 갖춰진 산유국, 선점 유리
UAE도 국부펀드 앞세워 '베팅'
"코로나 끝나도 석유시대 안와"
2050년 수소경제 2.5조달러 전망
설비 갖춰진 산유국, 선점 유리
중동 산유 부국들이 석유로 벌어들인 돈을 수소에너지 투자에 쏟아붓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는데도 그렇다. 수십 년 뒤 석유 시대가 끝난 후에도 세계 에너지시장의 패권을 놓지 않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국영 사우디아람코를 통해서도 수소사업을 키우고 있다. 작년 9월엔 수소에너지 유통 방법 대안으로 꼽히는 청색암모니아를 세계 최초로 수출했다. 생산라인에선 수소 관련 시설을 늘리고 있다. 다운스트림(정제·석유화학) 공정 부산물인 부생수소(회색수소)가 수소사업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고, 탄소 포집·저장 시설을 확대해 청색수소(블루수소)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부다비 수소동맹은 아부다비 등 UAE에 수소에너지 생산기지를 세울 계획이다. ADNOC가 기존 다운스트림 과정에서 생산 중인 수소에너지 규모는 연간 30만t에서 50만t 이상으로 확대한다. 아부다비는 독일 지멘스에너지와 손잡고 ‘탄소 제로’ 신도시로 건설 중인 마스다르신도시에 녹색수소 시범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아부다비에 본부를 둔 합성연료 분야 신기업도 설립한다.
최근 국제 유가가 코로나19 타격을 거의 회복했지만 세계 석유시장에선 비관론이 여전하다. 산유국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각국의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이다. 세계 5대 석유기업 중 하나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코로나19 사태가 지나도 다시는 코로나19 이전 같은 석유 수요량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저탄소화가 기존과 비슷한 속도로만 이뤄져도 향후 약 20년간 석유 수요가 작년 하반기 수준에서 횡보할 것이란 예상이다.
반면 확장 초기에 있는 수소시장의 전망은 밝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50년 세계 수소경제 규모가 2조5000억달러에 이르고, 일자리는 누적 기준 3000만 개 이상을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블룸버그NEF는 기존 5% 미만인 수소에너지 소비 비중이 2025년 25%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존 에너지 생산·유통 여력을 활용하면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산유국이 수소에 투자하는 배경이다. 석유사업에도 이득이다. 석유 정제 과정에서 탄소 포집을 통해 청색수소 생산을 늘리면 다른 산유국과는 달리 ‘저탄소 석유’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주요 금융기업의 투자를 꾸준히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 녹색수소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서 얻는 수소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 청색수소
생산 과정에서 나온 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배출량을 줄인 수소에너지.
■ 회색수소
석유 정제 부산물인 혼합가스를 한번 더 정제해 순도를 높인 수소에너지. 탄소배출량이 많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수소경제 키우는 사우디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앞장서 수소에너지 사업을 키우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해 서울의 43.8배 규모(2만6500㎢)로 조성 중인 신도시 네옴에 세계 최대 규모 녹색수소(그린수소) 생산시설을 들인다. 2025년부터 녹색수소를 하루 평균 650t 생산하는 게 목표다. 수소버스 약 2만 대를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사우디는 이를 위해 세계 최대 상업용 수소 공급업체인 미국 에어프로덕츠, 자국 ACWA파워와 합작기업을 세웠다. 이 사업에만 60억달러(약 6조7050억원)를 투입한다.사우디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국영 사우디아람코를 통해서도 수소사업을 키우고 있다. 작년 9월엔 수소에너지 유통 방법 대안으로 꼽히는 청색암모니아를 세계 최초로 수출했다. 생산라인에선 수소 관련 시설을 늘리고 있다. 다운스트림(정제·석유화학) 공정 부산물인 부생수소(회색수소)가 수소사업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고, 탄소 포집·저장 시설을 확대해 청색수소(블루수소)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UAE도 ‘아부다비 수소동맹’
아랍에미리트(UAE) 양대 토후국 중 한 곳인 아부다비는 국부펀드를 앞세웠다. 운용자산 규모가 2310억달러에 달하는 무바달라 국부펀드가 지난달 초 수소위원회 투자그룹에 가입했다. 지난달 17일엔 무바달라 국부펀드, 국영 지주회사 ADQ, 국영 석유기업 ADNOC가 ‘아부다비 수소동맹’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ADQ는 “전력, 모빌리티, 제조산업 등 주요 분야에서 수소에너지 로드맵을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아부다비 수소동맹은 아부다비 등 UAE에 수소에너지 생산기지를 세울 계획이다. ADNOC가 기존 다운스트림 과정에서 생산 중인 수소에너지 규모는 연간 30만t에서 50만t 이상으로 확대한다. 아부다비는 독일 지멘스에너지와 손잡고 ‘탄소 제로’ 신도시로 건설 중인 마스다르신도시에 녹색수소 시범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아부다비에 본부를 둔 합성연료 분야 신기업도 설립한다.
“에너지 부국 지위 못 내줘”
중동 산유국들은 석유가 국가 경제의 명줄이자 국제사회에서 최대 무기다. 이들이 차기 에너지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열을 올리는 이유다.최근 국제 유가가 코로나19 타격을 거의 회복했지만 세계 석유시장에선 비관론이 여전하다. 산유국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각국의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이다. 세계 5대 석유기업 중 하나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코로나19 사태가 지나도 다시는 코로나19 이전 같은 석유 수요량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저탄소화가 기존과 비슷한 속도로만 이뤄져도 향후 약 20년간 석유 수요가 작년 하반기 수준에서 횡보할 것이란 예상이다.
반면 확장 초기에 있는 수소시장의 전망은 밝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50년 세계 수소경제 규모가 2조5000억달러에 이르고, 일자리는 누적 기준 3000만 개 이상을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블룸버그NEF는 기존 5% 미만인 수소에너지 소비 비중이 2025년 25%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존 에너지 생산·유통 여력을 활용하면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산유국이 수소에 투자하는 배경이다. 석유사업에도 이득이다. 석유 정제 과정에서 탄소 포집을 통해 청색수소 생산을 늘리면 다른 산유국과는 달리 ‘저탄소 석유’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주요 금융기업의 투자를 꾸준히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 녹색수소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서 얻는 수소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 청색수소
생산 과정에서 나온 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배출량을 줄인 수소에너지.
■ 회색수소
석유 정제 부산물인 혼합가스를 한번 더 정제해 순도를 높인 수소에너지. 탄소배출량이 많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