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4 부동산 대책’에서 도입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은 인허가를 간소화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게 공통점이다. 공공이 이해관계를 조율해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개발이익은 세입자 보호와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에 활용한다.

정부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추진할 때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선 공기업이 사업에 참여하는 대신 주민들에게 기존 사업보다 10~30%포인트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 사업에 동의하지 않은 주민의 자산은 공공이 현금으로 보상해 수용할 예정이다. 특별건축구역 지정 및 용적률 상향 등으로 사업성 확보도 지원한다. 국토교통부는 공공이 주도해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민간 정비사업과 비교해 사업기간이 확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일반 정비사업의 경우 정비구역 지정부터 이주 시점까지 평균 13년 안팎 걸리지만 공공이 직접 시행하면 이 기간을 5년 내외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은 패스트트랙과 비슷한 통합심의를 도입해 사업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일반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경우 사업시행인가 전까지 건축심의와 교통영향평가 등을 따로 받아야 한다. 그러나 공공 주도 정비사업은 사업시행인가 심의 시 이 같은 요건을 한꺼번에 심의해 절차를 간소화한다.

이들 사업에서 개발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없는 주민들에겐 다양한 지원 방안을 도입한다. 새로 짓는 아파트 분양가의 일부만 내고 입주하되 공공과 손익을 분담하는 이익공유형 주택이나 기금융자를 받은 뒤 대출 평균잔액 비중에 따라 처분이익을 기금과 공유하는 신(新)모기지를 도입할 방침이다. 전세금 반환 여력이 없는 집주인에겐 전용 대출보증상품을 마련해 지원한다.

상가 및 주택 임차인에 대한 지원 방안도 마련된다. 상가 임차인의 경우 휴업 기간 영업이익에 대해 보상하고 공공임대상가를 공급해 재입주를 추진한다. 주택 임차인에겐 이사비와 임시 거주지, 재정착 공공임대주택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가 이 같은 지원 방안을 마련한 건 복잡하게 얽힌 도심지 내 이해관계를 풀어 사업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