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씨는 이날 지지자들을 향한 입장문에서 "어려운 상황에도 저희 가족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셔서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강 씨는 "40년 전 첫 만남부터 이 글을 쓰는 지금 이순간, 앞으로 남은 시간들까지 박원순은 내 남편이자 내 동지다"라며 "남편 박원순이 꿈을 실현시켜 오는 것을 저는 옆에서 한결같이 지켜보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이번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 입장문을 본 후 가족은 슬픔 가운데 있다"고 말했다. 문제삼은 입장문 내용은 "인권위의 성희롱 판결을 받아들이고, 박원순의 공과 과를 구분하고 완전한 인간은 없다'는 내용이다.
강 씨는 이 문구와 관련해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내 남편 박원순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며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저는 너무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박원순의 삶을 믿고 끝까지 신뢰한다"면서 "저와 우리 가족은 박원순의 도덕성을 믿고 회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 씨의 입장문 발표는 박 전 서울시장 추모단체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지난 1일 박 전 시장의 성희롱 혐의를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을 수용하면서도 피해자 측 대리인 등에 대해선 비난 기조를 이어간 것과 관련해 반발한 것으로 추측된다.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인권위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단체는 박 전 시장에 대해선 "모든 인간이 온전하고 완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우리는 박 전 시장의 역정과 가치를 추모하면서 공과 모두를 기록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인권위는 지난달 25일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사실을 일부 인정하는 내용의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피해자의 서울시 동료나 상급자들이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을 인지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조사 한계" 등을 이유로 유보적 판단을 내렸다.
강 씨는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성추행 혐의에 대해 직접 입을 열고 잘못엔 사과하고 억울함에는 반박했어야 할 당사자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상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