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사라진 연말 특수.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거리 모습. 사진=뉴스1
코로나19 확산에 사라진 연말 특수.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거리 모습. 사진=뉴스1
친문(친문재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주혁 성형외과 전문의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수칙을 맹비판했다.

이주혁씨는 "세월호가 가라앉는 것을 뻔히 보면서 아무도 구조하지 않고 외면했던 그때처럼 지금도 경제적 약자들은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는데 구조는 없다. 그때와 똑같다"며 "집단을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 것에 나는 반대한다"고 했다.

이주혁씨는 그동안 정부 코로나19 대응을 적극 옹호해온 인물이다. 이주혁씨 페이스북 배경사진은 영부인 김정숙 여사다. 이주혁씨는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다 2차 가해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씨는 "(K방역의)문제는 거리두기로 인한 그 '희생'이 균일하질 않다는 점이다. 공정하지도 않다. 소규모 자영업자 영세상인들에게 그 희생이 집중적으로 강요되고 있다"며 "예컨대 수도권 지하철과 버스는 거리두기가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다. 출퇴근 시간에 만원 지하철을 타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닭장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째서 체육시설, 카페, 포차, pc방, 당구장, 식당 등에만 거리 두기가 이토록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일까?"라며 "이렇게 '거리두기'로 인해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그 지침에 철저히 따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지만 지원은 거의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친문 성향으로 분류되는 류근 시인도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방역수칙을 맹비판한 바 있다.

류근 시인은 한 음식점 사진을 올리며 "이 포차는 밤 9시 8분에 손님이 계산을 하는 걸 누군가 신고하는 바람에 방역법 위반으로 2주간 영업정지를 먹고 이틀 전에야 문을 열었다고 한다"며 "8분 위반에 2주 영업 정지. 문을 열어도 이것저것 제약 때문에 손해가 막심한데 서슬 퍼런 방역법 때문에 또 얻어터지네"라고 했다.

이어 "모든 희생을 자영업자들에게 떠밀면서 유지하는 방역이라면 뭔가 잘못 되고 있는 거 아닌가. 행패 부리는 교회엔 못 이기고 만만한 서민만 때려잡는 공권력"이라며 "이들의 희생에 국가가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세금은 왜 걷어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류근 시인은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개인적으로 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여권 인사 등과 친밀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1년여 동안 코로나19 방역이 성공한 건 서로를 향한 시민의 배려와 희생 덕분이었다. 만약 이런 시민의 노력이 멈추어 서고 방역이 실패한다면 그건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형평성 때문일 것"이라면서 "모두가 함께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이길 수 있지만 나만 감내해야 하는 고통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허지웅은 "시민의 피로도가 급증하는 건 고통의 분담 때문이 아니라 집중 때문이다. 정작 반복해서 집단감염이 터지는 시설과 책임자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지키고 배려했던 이들에게만 희생의 미덕을 강요하는 건 공정하지 않고 어차피 반복될 거라는 점에서 효과적이지도 않다"고 했다.

정부 코로나19 방역수칙과 관련해서는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방역당국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