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업서 돈 벌면 신사업에 전액 재투자…머스크는 창업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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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혁신기업 테슬라 대해부
일론 머스크, 그는 누구인가
23세에 지역 정보社 창업
31세에 1000억대 부자로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테슬라 등에 2억弗 쏟아
일론 머스크, 그는 누구인가
23세에 지역 정보社 창업
31세에 1000억대 부자로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테슬라 등에 2억弗 쏟아
일론 머스크(사진)는 ‘연쇄창업가’로 이름났다. 2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창업했거나 초기 투자를 통해 사업을 주도한 기업·기관이 10곳 이상이다. 전기자동차, 인공지능(AI), 에너지, 우주, 인터넷 등 분야도 가리지 않는다. 한 분야에서 돈을 벌면 이를 새 사업에 대거 투입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늘려왔다. 언뜻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사업 목록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기존 시장에서 틈새를 엿보는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27세에 백억원대 부자가 된 머스크는 또 다른 인터넷기업 X닷컴을 창업했다. 집2 지분을 넘긴 지 약 한 달 만이었다.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무주공산 격이었던 온라인 결제시장을 노렸다. 당시엔 “어떤 멍청이가 인터넷상에서 돈거래를 하겠느냐”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온라인 결제는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현하기 어렵다는 게 당시 통념이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런 걱정을 신경 쓰지 않았다. 보안·결제 기술에 대거 투자해 창업 1년 만에 사용자를 매달 수천 명씩 늘렸다. 2000년 비슷한 서비스를 개발하던 컨피니티와 합병한 뒤 임원들과 불화가 심해져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해임됐지만 여전히 최대주주로 권한을 행사했다. 다음해 X닷컴은 사명을 페이팔로 바꿨고, 2002년엔 이베이에 15억달러(약 1조6850억원)에 팔렸다. 이 거래로 머스크는 31세에 약 1억6500만달러(약 1850억원)를 손에 쥐었다. 페이팔은 현재 온라인결제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쯤 은퇴해 부유한 삶을 즐겼을지 모른다. 그러나 머스크는 번 돈을 고스란히 새 기업에 투자했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 전기차 기업 테슬라, 태양발전기업 솔라시티 세 곳에 총 1억9000만달러가량을 쏟아부었다. 세 기업 모두 초반엔 분야 자체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평이 중론이었지만, 이젠 세계적인 차세대 유망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테슬라가 전기차 1위 기업으로 떠오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머스크는 애초 전기차를 복잡한 차량부품 집합체로 보지 않았다. 바퀴를 붙인 소프트웨어라고 봤다. 이 때문에 초반부터 자동차 부품을 움직이는 모든 소프트웨어를 단일 시스템으로 디자인했다. 기존 완성차 업체가 각기 다른 공급 업체로부터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공급받아 서로 연결하는 식인 것과는 정반대다. 테슬라의 최고 장점 중 하나로 꼽히는 차량 업데이트도 이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머스크의 혁신 방법은 단순하다.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논리가 맞는 답 하나를 찾는다. 이때 현실적인 조건이나 세부사항엔 얽매이지 않는다. 실행 방안은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조율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도 그렇다. 그간 이렇다 할 민간 우주사업자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결국 하나다. 우주 탐사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로켓 추진체는 일회용이어서 발사할 때마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규모 초기투자도 답이 아니다. 그렇다면? 머스크의 답은 간단했다. 로켓을 재활용하면 된다. 스페이스X는 이 한 문장을 실현하기 위해 수년간 온갖 자원을 집중했다. 수차례의 실패 끝에 2017년 재활용 로켓을 다시 우주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못 했던 일이다.
머스크는 이런 방식으로 끊임없이 신사업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엔 ‘모빌리티 혁신’을 이루겠다며 하이퍼루프 프로젝트를 들고나왔다. 어떤 물체든 이동 시간이 늘어나는 이유는 마찰과 중력, 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공튜브 열차로 이 세 요소를 제거해 속도를 키우면 된다는 게 머스크식 생각이다. 머스크는 이 프로젝트 계획과 기술을 모두 공개한 채 추진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31세에 1000억원대 부자…전부 신사업에 투입
머스크는 1995년 23세에 첫 회사를 차렸다. 언론에 온라인으로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집2’였다. 창업 3년 만에 160개 신문과 파트너 계약을 맺은 집2는 다음해인 1999년 컴퓨터 기업 컴팩에 팔렸다. 인수 가격은 3억700만달러(약 3500억원). 이 중 머스크의 지분 약 7% 가치는 2200만달러(약 247억원)였다.27세에 백억원대 부자가 된 머스크는 또 다른 인터넷기업 X닷컴을 창업했다. 집2 지분을 넘긴 지 약 한 달 만이었다.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무주공산 격이었던 온라인 결제시장을 노렸다. 당시엔 “어떤 멍청이가 인터넷상에서 돈거래를 하겠느냐”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온라인 결제는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현하기 어렵다는 게 당시 통념이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런 걱정을 신경 쓰지 않았다. 보안·결제 기술에 대거 투자해 창업 1년 만에 사용자를 매달 수천 명씩 늘렸다. 2000년 비슷한 서비스를 개발하던 컨피니티와 합병한 뒤 임원들과 불화가 심해져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해임됐지만 여전히 최대주주로 권한을 행사했다. 다음해 X닷컴은 사명을 페이팔로 바꿨고, 2002년엔 이베이에 15억달러(약 1조6850억원)에 팔렸다. 이 거래로 머스크는 31세에 약 1억6500만달러(약 1850억원)를 손에 쥐었다. 페이팔은 현재 온라인결제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쯤 은퇴해 부유한 삶을 즐겼을지 모른다. 그러나 머스크는 번 돈을 고스란히 새 기업에 투자했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 전기차 기업 테슬라, 태양발전기업 솔라시티 세 곳에 총 1억9000만달러가량을 쏟아부었다. 세 기업 모두 초반엔 분야 자체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평이 중론이었지만, 이젠 세계적인 차세대 유망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혁신 도전이 쉬운 이유? 과학과 논리”
머스크는 끊임없는 창업 동력이 과학과 논리라고 설명한다. “상식은 제쳐둬라. 그저 과학적으로 세상을 보면 훨씬 나은 길이 보인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같은 생각이 그를 자신의 기존 전문인 정보기술(IT) 분야가 아닌 곳에서도 주춤하지 않고 과감히 뛰어들 수 있게 했다.테슬라가 전기차 1위 기업으로 떠오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머스크는 애초 전기차를 복잡한 차량부품 집합체로 보지 않았다. 바퀴를 붙인 소프트웨어라고 봤다. 이 때문에 초반부터 자동차 부품을 움직이는 모든 소프트웨어를 단일 시스템으로 디자인했다. 기존 완성차 업체가 각기 다른 공급 업체로부터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공급받아 서로 연결하는 식인 것과는 정반대다. 테슬라의 최고 장점 중 하나로 꼽히는 차량 업데이트도 이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머스크의 혁신 방법은 단순하다.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논리가 맞는 답 하나를 찾는다. 이때 현실적인 조건이나 세부사항엔 얽매이지 않는다. 실행 방안은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조율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도 그렇다. 그간 이렇다 할 민간 우주사업자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결국 하나다. 우주 탐사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로켓 추진체는 일회용이어서 발사할 때마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규모 초기투자도 답이 아니다. 그렇다면? 머스크의 답은 간단했다. 로켓을 재활용하면 된다. 스페이스X는 이 한 문장을 실현하기 위해 수년간 온갖 자원을 집중했다. 수차례의 실패 끝에 2017년 재활용 로켓을 다시 우주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못 했던 일이다.
머스크는 이런 방식으로 끊임없이 신사업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엔 ‘모빌리티 혁신’을 이루겠다며 하이퍼루프 프로젝트를 들고나왔다. 어떤 물체든 이동 시간이 늘어나는 이유는 마찰과 중력, 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공튜브 열차로 이 세 요소를 제거해 속도를 키우면 된다는 게 머스크식 생각이다. 머스크는 이 프로젝트 계획과 기술을 모두 공개한 채 추진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