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t 트럭시장에서 액화석유가스(LPG)차량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가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경유차를 줄이기 위해 LPG 트럭에 보조금을 지급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올해는 대당 보조금이 최대 1000만원까지 확대되면서 LPG 트럭 수요가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SK가스와 E1 등 국내 LPG업계 ‘빅2’ 실적도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년 만에 100배 증가

SK가스·E1 "반갑다, LPG 소형트럭 돌풍"
7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LPG 1t 트럭 신차 판매 규모는 9057대로, 전년(3600대) 대비 2.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유 1t 트럭 신차 판매는 14만559대에서 12만1196대로 13.8% 급감했다. 2017년 99대에 불과했던 LPG 1t 트럭 판매 대수는 3년 만에 100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신차 구매 지원제도가 나오면서 LPG 1t 트럭 수요가 폭발적인 증가세”라고 말했다.

‘서민의 발’로 불리는 1t 트럭은 푸드트럭, 다용도탑차 등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가 생계형 창업에 많이 활용하는 운송 수단이다.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의 봉고가 대표적이다. 불황일수록 판매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현대차 포터는 판매 대수 기준으로 그랜저에 이어 두 번째로 잘 팔리는 차종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1t 트럭이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경유차라는 점이다. 2019년 기준 전체 1t 트럭 중 경유차 비중은 98%에 달했다. 1㎞ 주행 시 초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경유차량은 1.055g인 데 비해 LPG차량은 0.14g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LPG 1t 트럭 신차 구입 시 보조금 400만원과 조기 폐차 지원금 3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조기 폐차 지원금을 대당 600만원으로 대폭 늘렸다. 기아의 LPG 1t 트럭 봉고3(사진)의 판매가격은 평균 1529만원이지만 신차 구입 보조금 400만원과 조기 폐차 지원금 600만원을 받으면 529만원으로 새 차를 살 수 있다. 업계는 올해 LPG 1t 트럭 판매가 작년보다 배 이상 증가한 2만 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LPG업계 ‘빅2’는 화색

LPG 트럭 보급이 늘면서 SK가스와 E1 등 LPG업계 ‘빅2’가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린뉴딜을 앞세운 정부 정책에 따라 전기차가 본격 보급되기 전까지 LPG 트럭이 경유 트럭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LPG차량은 경유에 비해 연료비가 저렴하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LPG 소비 수송용 비중은 25.9%로, 석유화학용(47.2%)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SK가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167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년 동기(1118억원) 대비 49.6% 늘었다. 같은 기간 E1도 8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985억원) 대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가스는 다음달부터 기아와 함께 LPG 1t 트럭 판매 프로모션을 본격 진행할 계획이다. E1도 자영업자를 겨냥한 특별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가스와 E1은 기존 주력 사업인 LPG뿐 아니라 수소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11월 현대차와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업무협악을 맺었다. 상대적으로 부지가 넓은 LPG 충전소에 수소 충전소를 세워 수소차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