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4~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수익원인 대출 자산이 10%가량 늘었지만 이자마진이 줄어들고 부실 우려에 따른 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은 여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2020년 실적을 발표한 국민 신한 하나 우리 기업 등 5개 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적게는 4.1%(기업은행)에서 많게는 10.8%(신한은행) 줄었다. 대출 총량이 각각 10%가량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국내 은행의 이익 규모가 줄어든 건 2015년 이후 5년 만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2015년은 금융위기와 2011년 이후의 조선·해운업 부실을 마지막으로 털어낸 해”라며 “이후 견조하게 성장하던 은행업이 초저금리와 코로나19 여파로 변곡점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37%로 전년보다 0.17%포인트 축소되는 등 대부분 은행의 NIM이 0.10%포인트 이상 줄었다. 충당금을 전년보다 더 쌓았지만 드러나지 않은 부실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만기 연장된 대출 115조원(2020년 12월 14일 기준)이 ‘정상여신’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김대훈/정소람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