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60달러 찍었다…"원유시장 공급 측면 고장" [원자재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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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는 대규모 감산 유지
미국 기업 '나홀로 증산'도 여의치않아
ESG 투자 트렌드에 자금줄 막혔다
"이대로라면 향후 2년은 유가 상승"
미국 기업 '나홀로 증산'도 여의치않아
ESG 투자 트렌드에 자금줄 막혔다
"이대로라면 향후 2년은 유가 상승"
국제 원유시장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가 장중 배럴당 60달러에 거래됐다. 1년만에 최고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이 대거 감산 중이고, 미국에선 자금줄이 막힌 원유 기업들이 작년 크게 줄여놓은 생산량을 되돌리지 못하면서 공급이 늘지 않고 있는 영향이다.
8일 오후 3시30분 국제 원유시장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9.88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60.04달러까지 가격이 올랐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은 57.42달러에 손바뀜됐다. 최근 상승세는 수요보다는 공급 측면 영향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OPEC 소속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이달 기준 2018년 10월 대비 일평균 712만5000배럴을 감산하고 있다.
OPEC+는 지난 3일엔 감산 추세를 한동안 지속해 세계 원유 재고를 신속히 해소하겠다고 공언했다. OPEC+는 올해 내내 원유시장에서 공급량이 수요보다 적게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5월엔 공급이 수요를 약 200만배럴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간엔 OPEC+의 감산으로 유가가 오르면 OPEC+에 속하지 않은 미국의 에너지기업만 이득이라는게 통념이었다. ‘나홀로 증산’을 통해 다른 산유국들이 끌어올린 가격만큼 이익을 볼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분위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 미국 정유회사 가동률은 0.6%포인트만 올랐다.
이는 최근 글로벌 투자 기준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요성이 떠오른 까닭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헤지펀드 관계자와 투자자 등을 인용해 “통상 석유 가격이 오르면 기업이 생산을 늘리지만, 이번엔 석유기업이 즉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고, 은행도 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유럽,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선 주요 은행들이 화석연료 관련 기업 대출을 줄이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은 작년 2월 석탄기업에 대해 대출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시티그룹, 스위스 UBS 등도 탄소배출이 많은 기업에 대출을 점진적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지난달엔 자산규모 기준 유럽 최대 은행인 HSBC가 화석연료 관련 회사에 대출을 대폭 줄이라는 주주들의 압박을 받았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 등 기관투자자 15곳과 개인주주 117명이 모여 이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정식 제출했다.
북미 에너지기업은 이같은 추세에 증산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라피 타흐마지안 카노이파이낸셜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북미 유전 서비스 분야는 증산 여력이 완전히 잘려나간 수준”이라며 “에너지시장 공급 측면이 망가졌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헤지펀드 일부는 이로 인한 공급 제한으로 유가가 향후 2년 이상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수요 회복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규모 석유거래기업 비톨의 마이크 뮬러 아시아사업본부장은 지난 7일 중동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원유시장이 실제 수급상황에 비해 너무 앞서가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도 과도하게 반영된 편”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세가 크게 잦아들지 않아 경기회복이 더딜 경우 세계 에너지수요 회복이 2025년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지난달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8일 오후 3시30분 국제 원유시장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9.88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60.04달러까지 가격이 올랐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은 57.42달러에 손바뀜됐다. 최근 상승세는 수요보다는 공급 측면 영향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OPEC 소속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이달 기준 2018년 10월 대비 일평균 712만5000배럴을 감산하고 있다.
OPEC+는 지난 3일엔 감산 추세를 한동안 지속해 세계 원유 재고를 신속히 해소하겠다고 공언했다. OPEC+는 올해 내내 원유시장에서 공급량이 수요보다 적게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5월엔 공급이 수요를 약 200만배럴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간엔 OPEC+의 감산으로 유가가 오르면 OPEC+에 속하지 않은 미국의 에너지기업만 이득이라는게 통념이었다. ‘나홀로 증산’을 통해 다른 산유국들이 끌어올린 가격만큼 이익을 볼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분위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 미국 정유회사 가동률은 0.6%포인트만 올랐다.
이는 최근 글로벌 투자 기준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요성이 떠오른 까닭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헤지펀드 관계자와 투자자 등을 인용해 “통상 석유 가격이 오르면 기업이 생산을 늘리지만, 이번엔 석유기업이 즉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고, 은행도 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유럽,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선 주요 은행들이 화석연료 관련 기업 대출을 줄이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은 작년 2월 석탄기업에 대해 대출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시티그룹, 스위스 UBS 등도 탄소배출이 많은 기업에 대출을 점진적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지난달엔 자산규모 기준 유럽 최대 은행인 HSBC가 화석연료 관련 회사에 대출을 대폭 줄이라는 주주들의 압박을 받았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 등 기관투자자 15곳과 개인주주 117명이 모여 이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정식 제출했다.
북미 에너지기업은 이같은 추세에 증산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라피 타흐마지안 카노이파이낸셜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북미 유전 서비스 분야는 증산 여력이 완전히 잘려나간 수준”이라며 “에너지시장 공급 측면이 망가졌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헤지펀드 일부는 이로 인한 공급 제한으로 유가가 향후 2년 이상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수요 회복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규모 석유거래기업 비톨의 마이크 뮬러 아시아사업본부장은 지난 7일 중동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원유시장이 실제 수급상황에 비해 너무 앞서가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도 과도하게 반영된 편”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세가 크게 잦아들지 않아 경기회복이 더딜 경우 세계 에너지수요 회복이 2025년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지난달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