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구포시장은 장날이면 4만명이 넘는 이용객이 찾는 부산 최대 재래시장 중 하나다.
구포시장은 매달 3일, 8일로 끝나는 날 정기적으로 장이 열린다.
설날을 앞둔 8일 오후 구포시장 정문 인근 도로.
대목을 맞은 이날 구포시장 주변은 명절 준비를 위해 차례상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인파가 몰린 이곳에는 노점상이 도로를 대거 점용하면서 이용객과 운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었다.
현재 구포시장 앞에 있는 3차로 도로 중 1차로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노선으로 버스가 운행 중이고, 나머지 2개의 차로는 일반 차들이 주행할 수 있다.
그런데 노점상들이 3차로를 점유하다시피해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차로는 1개 차로에 불과하다.
3차로 주행 차들은 이 곳에서 길이 막히자 2차로로 급하게 차선 변경을 시도, 이 과정에서 접촉사고가 날뻔한 장면도 자주 목격됐다.
관할 북구에 따르면 무질서 노점행위와 교통혼잡 등과 관련된 전화 민원만 하루 20∼30건에 달하고, 인터넷 접수까지 포함하면 수십 건에 달한다.
한 자동차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에 대한 불만 글이 잇따랐다.
누리꾼 A씨는 "노점상 때문에 3차로에 있던 차량이 2차로로 차량 변경을 해야 해 위험이 크다"며 "장이 열리지 않는 날에도 불법 노점상 때문에 3차로를 계속 이용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곳에서 일하는 노점 상인 안전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다.
바로 옆에 자동차가 지나가는 도로 위에서 장사하다 보니 아찔한 순간도 많다.
북구 화명동에 사는 윤모(27)씨는 "이 도로를 자주 이용하는데 상인들에 언제 어떻게 튀어나올지 몰라 걱정스럽다"며 "아무리 자동차가 조심스럽게 가더라도 한순간에 벌어지는 게 사고"라고 말했다.
이에 정비 필요성을 느낀 구포시장 상인회는 관할 지자체인 북구청에 단속을 의뢰하고 있다.
상인회 관계자는 "몇십 년 동안 노점상들이 도로 점용을 하다 보니 불편을 호소하는 일이 많다"면서 "단속 주체가 아니다 보니 구청에 단속을 신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구 측은 부족한 인력 등으로 단속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북구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갈 때마다 출동하지만 한 팀당 단속 인원이 3∼4명에 불과하다"며 "넓은 구포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출동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과되는 과태료도 그리 큰 편이 아니고, 심지어 공무원이 상인으로부터 위협당하는 경우가 있을 만큼 현장에서 조처하는 일이 쉽지 않다"며 "설이 다가오면서 방문객이 늘어난 부분을 인지하고 부족한 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