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의 대학생 단체 ‘신(新)전대협’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도봉구 한일병원 앞에서 해당 병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를 인턴으로 채용한 것에 대해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뉴스1
보수 성향의 대학생 단체 ‘신(新)전대협’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도봉구 한일병원 앞에서 해당 병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를 인턴으로 채용한 것에 대해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인턴으로 합격한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일병원에 시민단체가 찾아가 항의시위를 벌였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신(新)전대협'은 8일 서울 도봉구 쌍문동 소재 한일병원 간판에 '여권인사 우수채용병원' 게시물을 붙이고 "한일병원은 환자들보다 조민이 더 소중한가"라고 말했다. '친여·친정부 병원 인증'이라는 문구가 적힌 풍자성 화환도 설치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법원이 조국 일가의 입시 비리를 유죄로 선고함에 따라 조민의 입시 7대 스펙은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며 "의사 면허는 물론이고 학위마저 취소될 가능성이 큰 지원자를 인턴으로 선발한 것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일병원 규정에 따르면 '법원의 판결 또는 법률에 의해 자격이 상실 또는 정지된 자'는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며 "지원자는 인턴 모집에 응하기 위해 부정합격 채용 취소 서약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한일병원의 이러한 서약은 허울에 불과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일선 의사들은 피해를 입는 환자가 단 한 명이라도 나오지 않도록 조민의 의사면허를 정지시켜야 한다고 외치는데 한일병원은 환자들이 소중하지 않느냐"며 "지금이라도 양심과 의료윤리를 회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 "한일병원에는 여권 유력 정치인(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아내(약사)가 근무하고 있다. 병원을 운영하는 한전은 이전에도 대선캠프 출신 등 정치권 인사나 임직원들의 친인척들 대상으로 한 특혜 채용 문제로 몸살을 앓아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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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병원 내부에서 조씨가 1등으로 인턴 전형에 합격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한다"며 "9명 뽑는 병원(국립중앙의료원)에서 탈락하고 하필 민주당 정청래 의원 부인이 부서장으로 있는 한일병원에서 1등으로 합격했다면 특혜 가능성을 의심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의 부인은 한일병원에서 진료지원부서장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청래 의원은 "제 아내가 한일병원에 근무하는 게 맞다"면서도 "의사는 의사가 뽑는다. (약사인 아내가)의사 뽑는 데 관여할 수 없다는 게 상식"이라고 반박했다.

한일병원은 조씨의 합격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씨의 합격 사실은 국민의힘이 입수한 자료에 의해 확인됐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