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함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이자 문재인 정부 최장수 장관인 강 장관은 이날 별도 이임식 없이 외교부를 떠났다.
이날 강 장관은 이임사에서 "지난 수십년간 국내외 여러 직장에서 다양한 배경과 능력의 동료들과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외교부 장관으로서 보낸 시간이 가장 보람차고 자랑스러웠다"며 "마음을 설레게 하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광스런 기회를 주신 대통령님께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며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강 장관은 외교부 기자들과도 작별 인사를 했다. 강 장관이 기자실에 들어서자 기자단은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이를 본 강 장관은 "이제서야 박수를"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장관 시절 언론의 비판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강 장관은 최초의 여성이자 비(非)외무고시 출신 외교부 장관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다. 2017년 6월 취임한 이후 3년 8개월 간 외교부 수장을 맡으며 문재인 정부의 '최장수' 장관 타이틀도 유지했다.
문 정부와 함께 5년의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뜻의 ‘오(五)경화’, ‘K5’ 등의 별칭도 붙었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일에 교체됐다.
강 장관은 "제가 육십 넘어 수십년간 일해 본 직장 중에서 가장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언론의 비판적인 질타도 있었지만 그렇기에 저희가 더욱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잘 운영을 해왔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란(억류) 선박 문제가 좀 풀려 다행스럽다"며 "현안을 하나하나 극복할 때마다 우리 직원들이 참 열심히, 헌신적으로 국익을 위해 일하는 생각을 했다"며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강 장관의 후임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정 후보자는 장관직을 수행하기 부적절하다'며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